1화 실패와 선택.
주먹 쥔 손안에서 종이가 바스락거렸다.
“살아남는 법….”
그 문구가 마치 조롱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기사 가문의 영애로서, 루미에르의 이름을 짊어진 내가 고작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단 말인가.
고개를 들자 길드 앞마당의 소음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떠들썩한 모험가들의 웃음소리가 마치 자신을 향한 비웃음처럼 날카롭게 심장을 파고들었다.
아무도 그녀를 신경 쓰지 않았지만, 모든 시선이 자신에게 꽂혀 있는 듯한 착각에 숨이 막혔다.
‘멍청한 년. 첫 임무부터 말아먹은 주제에.’
환청처럼 들려오는 목소리에 세리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였다.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시선이 향했다.
“이번엔 잘 부탁해! 포션은 내가 넉넉히 챙겨왔다고.”
로한이었다.
그의 옆에는 밀라가 서서, 건장한 체격의 다른 모험가와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 자신을 비난하던 그들이었다.
벌써 새로운 동료를 구한 것이다.
그들의 웃음소리가 유난히 크고 명랑하게 들려왔다.
세리아는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
새로운 파티에 합류한 로한과 밀라의 모습은, 마치 버려진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낙인처럼 선명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제 막 길드에 도착한 모험가들이 삼삼오오 모여 파티를 꾸리고 있었다.
“힐러 구합니다! 저희는 탱커랑 딜러 있어요!”
“지도 읽을 줄 아는 분? 고블린 토벌 갑시다!”
활기찬 목소리들이 오고 가는 광장에서, 세리아는 우두커니 서 있는 이방인이었다.
누구에게도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말을 건다 한들, 첫 임무에서 실패하고 쫓겨난 리더를 누가 받아줄까.
발끝이 차갑게 식어가는 기분이었다.
손에 든 낡은 전단지가, 마치 마지막 남은 동아줄처럼 느껴졌다.
그녀의 자존심이, 가문의 명예가, 그 너덜너덜한 종잇장 앞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다.
자존심을 굽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정보 수집의 일환일 뿐.
세리아는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전단지에 적힌 주소를 찾아 나섰…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