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값싼 초보의 대가.
카일은 팔짱을 낀 채, 세리아가 내민 보고서를 턱으로 까딱 가리켰다.
그의 눈에는 경멸과 희미한 흥미가 뒤섞여 있었다.
“이곳에서 기사 행세라….”
나직이 읊조리는 목소리에는 조소가 가득했다.
“이 나라는 수많은 길드가 피를 흘려가며 세운 곳이야. 왕도, 귀족도 없이 오직 실력과 계약만으로 돌아가지.”
그는 보고서에서 눈을 떼고, 세리아의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여기에 기사단이 왜 없는지 알아?”
세리아는 대답 대신 입술만 꾹 다물었다.
그녀의 붉어진 눈가가 아직도 쓰라렸다.
“필요 없으니까. 명예? 충성? 그런 뜬구름 잡는 소리 지껄이다간 등 뒤에서 칼 맞기 십상인 곳이 바로 여기다.”
카일은 손가락으로 책상을 탁탁, 두드렸다.
마치 박자를 맞추듯, 그의 말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그런데 넌 뭐야? 겉만 번지르르한 갑옷에,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검. 스스로를 기사라 여기고 있겠지. 하지만 넌 기사가 아니야. 그냥, 기사 흉내나 내는 철부지 모험가일 뿐이지.”
그의 말은 잔인한 진실이었다.
기사 서임도 받지 못한 채 가문은 몰락했고, 기사단에 들어갈 기회조차 없었다.
자신이 붙잡고 있던 것은 실체 없는 이름뿐이었다.
카일의 눈은 그녀의 내면 가장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다.
“네 보고서를 읽어봤다. 이건 뭐…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도 안 잡히는군.”
그는 한숨과 함께 보고서를 테이블 위로 툭 던졌다.
종잇장이 힘없이 바닥으로 미끄러져 내렸다.
“기초 상식 전무. 상황 판단 능력 제로. 협동심? 오히려 마이너스야. 네 그 같잖은 영웅심리가 파티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으니까.”
카일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방 안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삐걱이는 마룻바닥 소리가 세리아의 신경을 긁었다.
“이건 백지나 마찬가지야. 아니, 오답으로 가득 찬 시험지를 들고 온 셈이지. 이걸 지우고 새로 쓰는 것보다, 차라리 깨끗한 백지가 낫겠다.”
그의 발걸음이 세리아의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림자가 그녀의 머리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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