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피 뜨러 갔더니 야순이라고?

3화 현태는 흐린 뒤 맑음

나는 한참 동안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스탠드 불빛이 시야 한구석에서 어른거렸다.

내일도 출근이다.

새벽 6시에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왜 이렇게 잠이 안 오는 걸까.

눈을 감아도 자꾸만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후드 깊숙이 파묻힌 얼굴, 안경 너머로 불안하게 움직이던 눈동자, 밥을 먹을 때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모습.

그리고 마지막에 연락처를 물을 때, 간신히 짜낸 것 같은 그 작은 목소리.

……저기요.

그 두 글자가 귓가에서 계속 맴돌았다.

미친, 진짜.

나는 베개로 얼굴을 덮고 신음을 흘렸다.

이러다 진짜 잠을 못 잘 것 같았다.

억지로 생각을 비우려 했다.

내일 있을 회의, 밀린 보고서, 팀장의 잔소리.

회사에서의 일상적인 스트레스를 떠올리며 강제로 정신을 환기시켰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 너머로, 이수진이라는 이름이 자꾸만 파고들었다.

좆됐다.

진심으로 그렇

그날 밤, 나는 결국 세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아도, 자꾸만 이상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녀의 마지막 메시지를 몇 번이고 다시 열어보았다.

[네. 덕분에 잘 들어왔어요. 감사합니다.]

별것 아닌 문장인데, 왜 이렇게 계속 신경이 쓰이는 걸까.

답장을 더 보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미 한 번 보냈으니까 그녀 차례인데, 또 먼저 보내면 집착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그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 세 시가 넘어 있었다.

알람이 울렸을 때, 나는 좀비처럼 침대에서 일어났다.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참담했다.

눈 밑에 거뭇거뭇한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었고, 피부는 푸석푸석하게 떴다.

평소 같으면 회사에서 어떻게든 버텼겠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무거운 머리가 짜증스러웠다.

샤워를 하고 양복을 갖춰 입은 뒤, 집을 나섰다.

지하철 안은 평소처럼 출근길 인파로 빼곡했다.

나는 손잡이를 잡고 멍하니 서 있었다.

졸음이 쏟아졌지만, 이 북적이는 공간에서 잠들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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