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좀비세계?

1화 일어나보니 좀비세계..?

이현우는 심호흡을 하며 차가운 현관문 손잡이를 꽉 움켜쥐었다.

쿵. 쿵. 문밖에서 무언가 둔탁하게 부딪히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가야 해. 부모님을 찾아야 하니까.'

그는 결심을 굳히고, 숨을 참은 채 천천히 잠금장치를 풀었다.

찰칵. 금속이 맞물리는 소리가 복도에 섬뜩하게 울리는 듯했다.

문틈으로 스며드는 비릿한 악취에 저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졌다.

이현우는 손잡이를 비틀어 문을 활짝 열어젖힘과 동시에, 앞으로 뛰쳐나갔다.

"크아아악!"

문 바로 앞에 있던 좀비가 그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달려들었다.

핏발 선 눈, 썩어 문드러진 뺨, 시커먼 피딱지가 말라붙은 입술.

끔찍한 몰골의 그것이 두 팔을 뻗어왔다.

이현우는 본능적으로 몸을 옆으로 비틀며 좀비의 팔을 피했다.

좀비는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현관 안으로 반쯤 들어왔다.

빈틈이었다.

이현우는 오른손에 쥔 낡은 부엌칼을 있는 힘껏 휘둘렀다.

퍼걱!

둔탁한 소리와 함께 칼날이 좀비의 목덜미에 깊숙이 박혔다.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좀비는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버둥거리며 다시 그에게 몸을 돌리려 했다.

"죽어! 죽으라고!"

이성을 잃은 이현우는 칼자루를 붙잡고 미친 듯이 힘을 주었다.

뼈가 갈리고 살점이 찢어지는 소름 끼치는 감각이 손을 통해 전해졌다.

좀비의 목에서 검붉은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와 현관 벽과 그의 얼굴을 적셨다.

마침내 좀비의 몸이 축 늘어지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후... 후... 하아..."

이현우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차가운 현관문 벽에 등을 기댔다.

손에 들린 칼에서는 여전히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생애 처음으로, 그는 생명을 자신의 손으로 앗아갔다.

비록 그것이 사람의 형상을 한 괴물일지라도.

이현우는 바닥에 널브러진 좀비의 시체를 힐끔 쳐다본 뒤, 조심스럽게 복도로 발을 내디뎠다.

피 묻은 칼을 꽉 쥔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복도는 섬뜩할 만큼 고요했다. 비상구 쪽에서 희미하게 들리는 신음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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