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참극의 현장, 시청역
뚜껑이 열렸다.
이현우는 팔에 힘을 주어 몸을 끌어올렸다.
뒤에서 좀비의 손이 그의 발목을 스쳤다.
"젠장!"
그는 발을 걷어차며 몸을 밖으로 밀어냈다.
땅바닥에 굴렀다.
허공에서 좀비의 손이 허우적거렸지만, 더는 닿지 않았다.
이현우는 재빨리 맨홀 뚜껑을 다시 덮었다.
쾅!
뚜껑 아래에서 좀비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끼이익! 끼이익!
하지만 뚜껑은 단단히 닫혔다.
이현우는 바닥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 하..."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잠시 숨을 고른 뒤, 그는 주변을 살폈다.
시청역 광장이었다.
하지만 그가 기억하던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텐트들이 무질서하게 널려 있었다.
군용 천막, 민간 구호 텐트, 임시 의료 부스.
하지만 모두 찢겨져 있었다.
천막 곳곳에 핏자국이 뚜렷했다.
신선한 피가 아니었다.
며칠은 지난 듯 검붉게 굳어 있었다.
"이게 뭐야..."
이현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텐트 입구마다 짐들이 흩어져 있었다.
의류, 식료품, 구급상자.
급히 대피하려다 버려진 것들이었다.
바닥에는 신발 한 짝, 안경, 핸드폰.
누군가의 일상이 산산이 부서진 흔적들이었다.
이현우는 골프채를 꽉 쥐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찰칵.
발밑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내려다보니 깨진 유리병이었다.
수액병.
의료 물품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붕대, 소독약, 주사기.
임시 의료소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텅 비어 있었다.
아니, 텅 빈 것이 아니었다.
의료 텐트 안쪽에 무언가가 쓰러져 있었다.
시체였다.
여러 구의 시체가 겹쳐져 있었다.
어떤 시체는 물린 자국이 선명했고, 어떤 시체는 머리가 으깨져 있었다.
구원을 받으려 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공격한 감염자들.
둘 다 이곳에 섞여 있었다.
"아빠...
엄마..."
이현우는 다급하게 텐트 사이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피로 얼룩진 천막을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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