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어둠 속의 배신
이현우는 이를 악물고 학교를 향해 달렸다.
다리가 욱신거렸지만 멈출 수 없었다.
김 리의 비열한 짓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 씩 웃던 얼굴.
악의에 가득 찬 눈빛.
왜 저렇게까지 자신을 미워하는지 알 수 없었다.
학교 정문이 보였을 때, 이현우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정문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야, 저게..."
"좀비다! 좀비가 몰려온다!"
누군가 고함쳤다.
이현우는 고개를 돌렸다.
마트 방향이었다.
그의 눈이 커졌다.
좀비 떼가 밀려오고 있었다.
수십, 아니 수백 마리.
검은 물결처럼 도로를 가득 채우며 다가왔다.
"마트 좀비들이다!"
이현우가 소리쳤다.
"깡통 소리에 이끌려서...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
김 리가 발로 찬 깡통 더미.
그 소음이 좀비들을 끌어모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좀비들이 이현우를 쫓다가 학교까지 온 것이다.
"방어 준비!"
진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좀비 떼의 규모가 너무 컸다.
학교 정문의 바리케이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쿵! 쿵! 쾅!
수백 마리의 좀비가 동시에 밀어붙였다.
철조망이 찢어지고, 쌓아둔 책상들이 밀려났다.
"안 돼!"
누군가 비명을 질렀다.
바리케이드가 무너졌다.
좀비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후퇴! 전원 후퇴!"
진이 고함쳤다.
"지하철 환승역으로! 터널을 통해 빠진다!"
사람들이 우르르 뛰기 시작했다.
비명과 울음소리가 뒤섞였다.
이현우도 함께 달렸다.
학교 뒤편 철문을 지나 골목을 빠져나갔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거리를 달렸다.
뒤에서 좀비들의 울부짖음이 들렸다.
끼이익!
으르렁!
점점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여기야!"
진이 앞에서 외쳤다.
지하철역 입구가 보였다.
낡은 계단이 지하로 이어져 있었다.
사람들이 하나둘 계단을 뛰어 내려갔다.
이현우도 따라 내려갔다.
칠흑 같은 어둠이 그를 삼켰다.
누군가 랜턴을 켰다.
희미한 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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