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사자 - 생 혹은 사 -

1화

사실 눈은 뜰 수 있었다.

하지만 우명재의 육체의 눈은 다시는 뜨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 죽었기 때문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우명재는 낯선 곳에 서 있었다.

사방은 온통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고, 발밑에는 얕게 안개가 깔려 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내 방 아니었나?"

분명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웠던 기억이 생생했다.

꿈인가 싶어 제 뺨을 세게 꼬집어 보았지만, 아프기는커녕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손가락이 허공을 휘젓는 듯한 공허함만이 남았다.

그때였다.

저 멀리 어둠 속에서 희미한 빛무리와 함께 누군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검은색 한복 두루마기를 멋스럽게 차려입은 남자였다.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피부와 대조되는 붉은 입술, 길게 찢어진 눈매는 비현실적일 정도로 아름다웠다.

"우명재. 향년 28세. 사인은 과로사."

남자는 우명재의 코앞까지 다가와서는, 손에 들고 있던 두루마리 같은 것을 펼쳐 보며 나지막이 읊조렸다.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네? 뭐라고요? 과로사라니, 그게 무슨..."

우명재는 남자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말 그대로다. 넌 죽었어. 과로로."

남자는 귀찮다는 듯 툭 내뱉고는 두루마리를 말아 품에 넣었다.

"죽... 죽었다고요? 내가? 에이, 농담하지 마세요. 전 그냥 잠깐 잠들었을 뿐이라고요."

우명재는 헛웃음을 치며 손사래를 쳤다.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고작 스물여덟의 나이에, 야근에 찌들어 죽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네놈이 믿든 말든, 사실은 변하지 않아. 이제 네 육신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겠지. 곧 누군가 발견해서 장례를 치를 테고."

남자의 무심한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처럼 우명재의 가슴에 박혔다.

"나는 저승사자, 적수라고 한다. 네놈을 데리러 왔어."

"저승사자...? 데리러 와? 장난치지 마세요!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한테 무슨!"

우명재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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