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적수의 말이 귓가를 스치기가 무섭게, 우명재의 눈앞에서 응급실의 풍경이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비명과 기계음, 소독약 냄새가 가득하던 공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칠흑 같은 어둠이 다시 그를 감쌌다.
잠시 동안의 부유감 끝에 발바닥에 단단한 감촉이 느껴졌다.
익숙한 아스팔트의 감각이었다.
"여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어느 낡은 빌라촌의 골목길이었다.
가로등 불빛이 드문드문 어둠을 밀어내고 있었고, 쓰레기봉투 더미에서 흘러나온 음식물 쓰레기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금 전까지의 소란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세상은 고요했다.
"정신 차려라, 견습생. 다음 현장이다."
앞서 걷던 적수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우명재는 아직도 김미줌의 일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애써 머리를 흔들어 복잡한 상념을 털어냈다.
적수는 이미 저만치 앞서가며 품속을 뒤적이고 있었다.
그가 꺼내 든 것은 손바닥만 한 나침반처럼 생긴 기묘한 물건이었다.
전체적으로 칠흑같이 검은 흑단으로 만들어졌지만, 표면의 유리를 통해 보이는 내부는 칠흑 같은 어둠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건... 뭡니까?"
우명재가 따라붙으며 물었다.
"영혼탐지기."
적수는 시큰둥하게 대답하며 탐지기를 골목 이리저리로 향하게 했다.
"주변에 떠도는 영혼의 위치를 알려주는 편리한 물건이지. 특히나 너 같은 풋내기들은 영혼이 뿜어내는 기척도 제대로 못 느끼니, 이런 장비라도 없으면 허탕만 칠 게다."
그의 설명대로, 탐지기 내부의 어둠은 특정 방향을 향하자 희미한 빛의 입자를 뿜어내며 반응했다.
마치 어두운 밤하늘의 성운처럼, 미약하지만 분명한 신호였다.
"찾았군."
적수는 탐지기를 다시 품에 넣고는, 빛이 가리키던 낡은 다세대 주택의 옥탑방을 향해 턱짓했다.
"저기다. 이번엔 네가 먼저 올라가서 상황을 파악해 봐라. 난 뒤따라가지."
그는 방금 전의 혼란으로 넋이 나간 우명재를 일부러 떠미는 듯했다.
저승사자의 일에 개인적인 감정을 섞을 틈 따위는 없다는 무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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