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적수는 손에 쥔 작은 향로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의 눈빛은 마치 진귀한 보석을 감정하는 감정사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망자가 이승에 남기는 미련은 그냥 감정 덩어리가 아니야. 그 자체로 응축된 에너지, 일종의 명력(冥力)이지. 특히나 혈육에 대한 미련은 그 어떤 원한보다도 순수하고 강력하다."
그는 향로를 박성정에게 휙 돌려 보이며 턱짓했다.
"이 향로를 피우려면, 저 남자가 가진 미련의 정수(精髓)를 뽑아내서 불쏘시개로 삼아야 해. 딸을 만나고 싶다는 그 마음을 태워, 환각의 연기를 피워 올리는 거지."
우명재는 그의 설명에 미간을 찌푸렸다.
어딘가 꺼림칙한 구석이 있었다.
"미련을... 태운다고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그럼 박성정 씨는 어떻게 되는 거죠?"
"간단해."
적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향로가 미련을 모두 태우고 나면, 저 남자의 영혼은 텅 비게 된다. 딸에 대한 모든 기억, 모든 애정, 함께했던 추억까지 전부 연기와 함께 사라지는 거야."
"네?!"
우명재는 저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옆에서 희망에 부풀어 있던 박성정의 얼굴 또한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다.
적수의 말은 청천벽력이었다.
"기... 기억이 사라진다고요?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딸을 만나게 해주기 위해서 딸에 대한 기억을 없애다니요!"
"대가 없는 기적은 없어, 견습생."
적수는 우명재의 격앙된 반응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저 남자는 '딸과 마지막 밥 한 끼를 먹는다'는 소원을 이루게 되겠지. 그 대가로, 딸이라는 존재 자체를 영혼에서 지워버리는 거다. 아주 공평한 거래 아닌가?"
그의 목소리에는 일말의 동정심도 없었다.
그저 차갑고 냉정한 저승의 법칙을 읊을 뿐이었다.
"그럼... 그 후에는...?"
우명재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텅 빈 껍데기가 된 영혼은 아무런 저항 없이 명부로 끌려가겠지. 미련이 없으니 이승을 떠도는 일도, 지옥의 심판대 앞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일도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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