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우명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이혜빛의 뜨거운 손가락이 턱을 감싸는 감촉, 귓가에 속삭이는 달콤한 목소리, 그리고 눈앞에서 노골적으로 펼쳐지는 유혹의 향연.
이 모든 것이 비현실적이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려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심장이 없는 영혼의 몸임에도 불구하고, 쿵, 쿵, 하고 거대한 망치로 얻어맞는 듯한 울림이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이건... 이전의 상황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김미줌의 절박한 애원이나 박성정의 처절한 부성애와는 결이 다른, 원초적이고 질척한 욕망이 그의 영혼을 정면으로 후려쳤다.
한쪽에서는 이 모든 상황을 즐기듯 팔짱을 낀 채 지켜보는 적수의 붉은 눈동자가 있었다.
그의 시선은 마치 '자, 이번엔 어쩔 테냐, 견습생'이라고 묻는 듯했다.
또 다른 시험.
하지만 이번 시험은 연민이나 분노가 아닌, 본능을 건드리는 종류의 것이었다.
"왜... 대답이 없어, 귀여운 저승사자님?"
이혜빛의 몸이 한층 더 밀착해왔다.
반투명한 영혼의 몸임에도, 풍만한 가슴의 부드러운 감촉이 그의 가슴팍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숨결은 차가운 죽음의 기운이 아닌, 뜨겁고 향긋한 여인의 향기 같았다.
"거절할 거야? 아니면... 받아들일 거야?"
그녀는 집요하게 물었다.
그 목소리는 더 이상 단순한 제안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명재의 가장 깊은 곳, 한 번도 제대로 들여다본 적 없는 남성으로서의 원초적인 욕망을 끄집어내려는 교활한 주문과도 같았다.
우명재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정작 아무 말도 튀어나오지 않았다.
거절해야 했다.
당연했다.
이것은 저승의 법칙을 어기는 것이고, 망자의 영혼을 희롱하는 짓이다.
하지만 그의 혀는 마비된 것처럼 굳어버렸다.
과로에 찌들어 죽기 전까지, 그의 삶에 이런 종류의 자극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여자의 손을 잡아본 기억조차 아득했다.
그런 그에게, 이혜빛의 유혹은 너무나도 강렬하고 생생한 독이었다.
우명재의 침묵이 길어…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