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능력 각성
얼마나 지났을까.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 울부짖던 한이독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다 멈췄다.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귓가를 후벼 파는 원혼들의 아우성은 여전했고,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한기 또한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혼돈의 폭풍 속에서, 무언가 다른 감각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몸에 배어 있던, 생존을 위한 본능이었다.
'숨을… 쉬어야 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아빠의 목소리였다.
처음으로 악귀의 기운을 느끼고 공포에 질려 숨도 제대로 못 쉬던 어린 딸에게, 아버지는 단호하게 말했다.
*‘호흡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숨이 흐트러지면 기도 흐트러지고, 기가 흐트러지면 네 존재 자체가 외부의 것들에게 잠식당하게 돼. 어떤 상황에서도 숨의 중심을 잃지 마라.’*
한이독은 거의 반사적으로 아빠가 가르쳐준 복식호흡을 시작했다.
들숨에 차가운 밤공기를 아랫배 깊숙이 밀어 넣고, 날숨에 온몸을 짓누르던 고통과 공포를 조금씩 뱉어냈다.
흐읍… 후우…
흐읍… 후우…
거칠고 불규칙하던 호흡이 점차 느리고 깊은 리듬을 찾아갔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머릿속을 가득 채웠던 수백 개의 목소리들이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마치 라디오의 주파수를 맞추듯, 무질서하게 뒤섞여 있던 소음들 사이에서 가장 크고 선명한 목소리 하나가 분리되어 들려왔다.
"배고파… 엄마… 추워…"
쓰레기 더미 옆에 웅크리고 있던 아이 귀신의 목소리였다.
이전에는 그저 고통스러운 소음의 일부였지만, 이제는 그 안에 담긴 아이의 서러움과 그리움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다른 귀신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시선이 더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한이독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그들은 구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는 누군가를, 자신들의 끝나지 않는 고통을 들어줄 누군가를 갈망하고 있을 뿐이었다.
한이독은 천천히 몸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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