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종말 메뉴얼

3화 두 번째 시도

메피스토는 홀로 카운터에 기댄 채 창밖을 응시했다.

편의점 형광등 불빛은 새벽 3시의 어둠 속에서 차갑게 떠 있었다.

손님은 끊겼고, 시계 초침 소리만이 규칙적으로 귀를 울렸다.

악마는 팔을 뻗어 목을 눌렀다.

육신의 어깨가 뻐근했고, 발바닥에는 지독한 통증이 박혀 있었다.

수천 년간 전장을 누빈 영혼이, 이제는 고작 몇 시간의 노동에 신음하고 있었다.

"...한심하군."

그가 중얼거릴 때, 자동문이 다시 열렸다.

띠리링.

새벽 4시.

술에 취한 중년 남자가 휘청이며 들어왔다.

"어이... 담배. 에쎄. 에쎄 하나."

"어서오세요."

메피스토는 기계적으로 담배를 꺼내 건넸다.

남자는 돈을 내밀다가, 문득 메피스토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야... 너 얼굴 되게 험악하게 생겼다? 알바생이 손님한테 표정 관리 좀 해."

"...죄송합니다."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새벽 6시가 되었다.

자동문이 열리며 점주가 들어왔다.

손에는 뜨거운 커피 한 잔과 클립보드가 들려 있었다.

"고생했어요. 오늘 첫 근무인데 힘들었죠?"

"괜찮습니다."

메피스토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려 했지만, 그의 얼굴 근육은 경직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점주는 그런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카운터 뒤로 돌아왔다.

"일단 재고부터 확인할게요. 담배 진열대, 음료수 냉장고, 유통기한 체크는 다 했죠?"

"네."

"확인 좀 해볼게요."

점주는 클립보드를 들고 담배 진열대로 향했다.

한 개비, 두 개비.

손가락으로 짚으며 세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메피스토는 카운터에 손을 짚고 그 뒷모습을 응시했다.

지옥의 전략가가, 이제는 담배 개수를 세는 인간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음, 괜찮네요. 처음인데 잘하셨어요. 내일도 같은 시간에 출근하시면 돼요."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쉬세요. 수고했어요."

"...네."

메피스토는 유니폼을 벗어 점주에게 건넸다.

띠리링.

자동문이 열렸고, 새벽의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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