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종말 메뉴얼

5화 계속된 시도.. 그리고 (2)

목소리가 경찰서 앞 광장에 울려 퍼졌다.

지나가던 사람 몇이 고개를 돌렸다.

메피스토는 다시 숨을 들이마셨다.

"정의는 무너졌다! 이 나라의 법은 이미 죽었다!"

더 크게, 더 절박하게.

지옥의 전략가답게, 군중을 선동하듯이.

하지만.

지나가던 사람들은 그저 힐끗 쳐다볼 뿐,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누군가는 고개를 저으며 지나갔고, 누군가는 휴대폰을 보며 걸어갔다.

"...뭐지?"

메피스토는 당황했다.

분명 이런 식으로 외치면, 사람들이 동요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때였다.

끼익.

경찰서 정문이 열렸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 한 명이 나왔다.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온화한 인상의 남자였다.

"어이, 거기."

메피스토는 몸을 굳혔다.

'체포되는 건가?'

하지만 경찰관은 그에게 다가와, 손에 든 캔을 내밀었다.

따뜻한 캔커피였다.

"춥죠? 이거 드세요."

"...뭐?"

메피스토는 멍하니 캔커피를 받아들었다.

따뜻한 온기가 손바닥에 전해졌다.

경찰관은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요즘 힘드시죠? 다들 그래요. 근데 이렇게 소리 지르면 목만 아프니까, 따뜻한 거 마시고 집에 가서 쉬세요."

"...아니, 난 지금."

"알아요, 알아요. 세상이 불공평하고, 화나는 일도 많고. 근데 그렇다고 여기서 소리 질러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요."

경찰관은 부드럽게 웃었다.

"대신 내일 아침엔 좀 나아져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오늘은 그냥 집 가서 푹 쉬세요. 네?"

메피스토는 입을 다물었다.

반박할 말이 없었다.

아니, 반박할 기운이 없었다.

경찰관은 다시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고, 메피스토는 손에 든 캔커피를 내려다봤다.

따뜻했다.

"...법은 죽었다고 외쳤는데."

그런데 돌아온 건 체포도, 분노도 아니었다.

따뜻한 캔커피였다.

메피스토는 한숨을 내쉬었다.

"이 나라는 대체..."

메피스토는 캔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달콤하고 따뜻한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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