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지옥에 돌아온 메피스토 (2)
"대신 그 물로 가는 배관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막았어."
바엘은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렸다.
"처음에는 물이 나왔어. 그래서 놈들은 안심했지. '아직 물이 있다, 우리는 살 수 있다'고 믿었어."
"그다음엔?"
"일주일 뒤, 물줄기가 절반으로 줄었어. 놈들은 배급제를 시작했지.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고, 희망을 나눴어."
바엘은 낄낄 웃었다.
"이틀 뒤, 물이 한 방울씩만 떨어졌어. 놓치면 안 되니까 24시간 교대로 지켰지. 서로를 믿으며."
주변 신입 악마들이 숨을 죽이고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날."
바엘은 손가락을 쫙 펼쳤다.
"배관을 완전히 막았어. 물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지. 놈들은 저장고로 달려갔어. 문을 부수고 들어가 봤더니."
바엘은 멈췄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
"깨끗한 물이 가득 차 있었지. 단 한 방울도 오염되지 않은 채로."
"...그럼?"
"놈들은 깨달은 거야. 물은 항
상 충분했다는 걸. 문제는 물이 아니라, 배관이었다는 걸."
바엘은 손가락을 접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았을 땐 이미 늦었어. 왜냐하면."
그는 비웃었다.
"놈들은 이미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했거든."
"의심이요?"
"그래. 누군가 물을 숨기고 있다고. 누군가 배관을 일부러 막고 있다고. 누군가 배신했다고."
바엘은 손뼉을 쳤다.
"처음엔 의심만 했지. 하지만 갈증은 점점 심해졌고, 의심은 확신이 됐어. 그리고 확신은 폭력이 됐지."
주변 신입 악마들이 감탄했다.
"와..."
"천재적이네요."
바엘은 어깨를 으쓱했다.
"서로가 서로를 찢어발기기 시작했어. 물 저장고 앞에서. 깨끗한 물이 눈앞에 있는데도, 놈들은 그걸 나눠 마실 생각은 못 했지. 서로가 배신자라고 믿었으니까."
그는 손가락으로 목을 그었다.
"종말은 그 뒤로 누워서 떡 먹기였어. 놈들은 스스로 무너졌거든. 내가 한 건 배관 하나 막은 것뿐인데."
낄낄낄
웃음소리가 정원을 가득 채웠다.
메피스토는 용암 분수 뒤에서 그 광경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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