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9년, 마지막 마녀가 태어났다

1화

아니, 정확히는 태어난 직후부터 죽음의 위협에 시달렸다.

새하얀 연구실, 온갖 기계 장치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그곳에서 그녀가 처음으로 마주한 것은 어머니의 따스한 품이 아니었다.

차가운 금속으로 만들어진 집게였다.

갓 태어난 자신을 폐기물처럼 집어 들어 올리는 그 섬뜩한 감촉을, 그녀는 아직도 기억한다.

"코드명 EVE. 폐기 프로토콜을 실행합니다."

감정이라곤 한 톨도 섞이지 않은, 기계처럼 딱딱한 음성이 연구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녀의 존재 자체가 시스템의 오류라는 듯,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반응하듯, 주변의 기계들이 일제히 붉은 경고등을 깜빡이며 위협적인 소음을 토해냈다.

그녀의 작은 몸뚱이를 향해 날카로운 레이저 포인터들이 조준되었다.

아마 단 1초, 아니 0.1초만 늦었더라면.

그녀는 싸늘한 재가 되어 바닥을 뒹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찰나의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아니, 훗날 사람들은 그것을 '마법'이라 불렀다.

"크아아악!"

그녀를 집어 들었던 연구원의 비명과 함께, 연구실의 모든 기계들이 스파크를 튀기며 폭발했다.

천장의 조명이 깨지고, 벽에 박힌 모니터들이 지지직거리며 꺼져나갔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연구실 안에서, 오직 그녀만이 멀쩡했다.

아니, 멀쩡한 수준이 아니었다.

갓 태어난 아기라고는 믿을 수 없는 또렷한 눈으로, 자신을 둘러싼 혼돈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었다.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듯이.

그 후로 20년.

그녀는 쥐새끼처럼 숨어 살아야 했다.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는 순간, 과거의 그들처럼 자신을 '오류'로 규정하고 제거하려는 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부, 거대 기업, 심지어 정체불명의 비밀 조직까지.

그녀를 노리는 눈들은 셀 수 없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 더는 숨지 않을 것이다.

이브는 결심했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쥐구멍 생활을 끝내고, 세상의 중심으로 나아가겠다고.

그녀의 욕망을 실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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