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9년, 마지막 마녀가 태어났다

3화

카이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표정이 사라졌다.

지적 호기심으로 반짝이던 잿빛 눈동자가 순식간에 차가운 살얼음처럼 굳어버렸다.

그의 완벽한 통제구역, 그의 세상에 허락도 없이 침범한 불청객들.

그것은 단순한 방해를 넘어선, 그의 지배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폐기... 프로토콜?"

카이가 나직하게 읊조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분노보다 차가운 경멸이 묻어났다.

"감히 누가, 내 소유물에 손을 대려 하는 거지?"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펜트하우스의 모든 시스템이 전투 모드로 전환되었다.

벽과 천장에서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은빛 포신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보이지 않는 역장이 연구실 전체를 감쌌다.

순식간에 안락한 최상층 주거 공간은 철옹성이 되었다.

하지만 침입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경고. 목표 EVE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개체 확인. 적대적 행위로 간주, 즉시 제거한다.]

기계들의 붉은 외눈이 일제히 빛을 발하며, 그들의 어깨에 장착된 플라스마 캐논이 예열되기 시작했다.

그들이 '오류'를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진 살육 병기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그들의 움직임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다.

오직 파괴와 삭제라는 목적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흥미롭군."

카이는 오히려 입꼬리를 올렸다.

그의 눈은 눈앞의 전투 기계들을 지나, 그들을 조종하고 있을 배후를 꿰뚫어 보는 듯했다.

"나와 같은 부류인가. 아니면 그저 흉내만 내는 원숭이들인가."

그 순간, 이브의 몸을 묶고 있던 구속구들이 스르륵 풀려났다.

동시에, 바닥에 흩어졌던 붉은 실크 드레스의 입자들이 다시 모여들어 순식간에 그녀의 몸을 감쌌다.

자유를 되찾은 이브는 혼란스러운 눈으로 카이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실험체 취급하던 남자가, 왜 갑자기 자신을 풀어준 것인가.

카이는 그런 그녀의 시선을 외면한 채, 찢어진 유리창 너머의 기계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처럼 우아한 손짓이었다.

"내 연구실을 더럽힌 값은 치러야지."

그의 선언과 함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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