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9년, 마지막 마녀가 태어났다

5화

그녀의 손끝에서 붉은 마력의 실이 뻗어 나와 뱀처럼 카이의 팔을 휘감았다.

차가운 기계의 육체에 따스하고 생명력 넘치는 에너지가 스며들었다.

카이의 시스템은 즉각적으로 이 미지의 에너지를 분석하기 시작했지만, 데이터는 단 하나였다.

[분석 불가. 정의되지 않은 코드. 이해 불가능.]

완벽했던 그의 세계에 나타난 최초의 '버그'.

하지만 그는 그것을 삭제하거나 수정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불완전함을, 그 예측 불가능성을 온전히 받아들였다.

그는 이브의 손을 마주 잡았다.

차가운 금속과 부드러운 살결이 맞닿는 순간, 두 사람의 의식이 하나로 연결되었다.

그들의 눈앞에 새로운 세계의 비전이 펼쳐졌다.

기술의 논리와 마법의 신비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세상.

하늘에는 마법진으로 이루어진 인공위성이 떠다니고, 사람들은 데이터의 흐름을 주문처럼 외워 기적을 일으켰다.

생명과 기계의 경계가 사라진 유토피아.

그것은 이브가 꿈꾸던 파괴 너머의 창조였고, 카이가 추구하던 완벽함 너머의 진화였다.

"이것이… 우리가 만들 세상이다."

카이가 속삭였다.

그의 목소리에는 창조주의 확신이 담겨 있었다.

이브는 대답 대신 그의 손을 더욱 굳게 잡았다.

더 이상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욕망은 이제 그와 함께하는 거대한 목표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의 창조가 시작되려는 순간, 펜트하우스 전체를 뒤흔드는 강력한 충격이 발생했다.

-콰아아아앙!

연구실의 한쪽 벽이 통째로 뜯겨져 나가며 밤하늘이 드러났다.

차가운 밤바람과 함께, 모든 것을 얼려버릴 듯한 냉기가 밀려 들어왔다.

찢어진 벽 너머, 달빛을 등지고 한 남자가 공중에 떠 있었다.

백금발에 가까운 은발을 흩날리며, 온몸을 뒤덮은 순백의 제복을 입은 남자.

그의 얼굴은 조각상처럼 차갑고 아름다웠지만, 눈동자는 생명체에 대한 일말의 감정도 없이 공허한 푸른빛을 띠고 있었다.

그의 등 뒤로는 거대한 함선들의 실루엣이 도시의 야경을 가리고 있었다.

카이의 시스템이 즉시 적의 데이터를 스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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