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진화…?”
이브가 어이없다는 듯 되물었다.
그녀의 붉은 눈이 리리스를 샅샅이 훑었다.
리리스는 아리아가 쏜 플라스마 탄환의 잔해 속에서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녀의 몸을 감싸던 전투복의 찢어진 부위가 액체 금속처럼 스르르 아물고 있었다.
단순한 자가 수복이 아니었다.
새로 생성된 장갑은 이전보다 미묘하게 더 단단하고 짙은 색을 띠고 있었다.
마치 공격을 받아 파괴된 부위에 더 강력한 내성을 가진 세포가 자라나는 것처럼.
“정확히는 적응형 진화 시스템. 전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피드백해서 자신을 최적화시키는 거지. 제논의 전투 데이터에 내 나노 머신 기술, 그리고 네 마력 패턴까지… 지금 저 인형은 우리 셋의 장점만을 흡수한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거야.”
카이의 설명에 아리아가 차갑게 덧붙였다.
“분석 완료. 개체 ‘리리스’의 반응 속도, 이전 측정치보다 1.7% 상승. 마력 저항력 3.2% 상승. 회장님의 블레이드에 대한 예측 회피율 5.8% 상승. 이대로 시간이 끌릴수록 승률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할 겁니다.”
그 순간, 닥터 판도라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가 실험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두 팔을 활짝 펼치며 외쳤다.
“보았느냐! 저것이 바로 진정한 창조의 아름다움이다! 죽음의 데이터를 먹고 자라나는 생명! 과거의 영웅을 양분 삼아 피어나는 완벽한 살인 병기!
너희는 지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 작품의 탄생을 목도하고 있는 게야!”
판도라의 외침에 호응하듯, 리리스의 공허한 눈동자에서 붉은 데이터 코드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전신에서 불길한 붉은빛이 아우라처럼 피어올랐다.
그것은 제논의 성스러운 기운도, 이브의 혼돈스러운 마력도 아니었다.
오직 파괴와 살육을 위해 프로그래밍된, 차갑고 인공적인 ‘광기’ 그 자체였다.
리리스는 더 이상 검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그녀의 등에서 흡수한 카이의 나노 머신 기술을 모방한 검은 칼날들이 돋아나 날개처럼 펼쳐졌다.
동시에 그녀의 손끝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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