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oG(고독), 바벨의 마지막 야생인

1화 0과 1이 되어버린 사람들

AI 튜터의 광학 센서가 붉은빛을 미세하게 점멸했다.

차가운 합성음이 이안의 말을 잘랐다.

“틀렸습니다, 이안 류.”

정적.

“그것은 오류입니다. 극복해야 할 비효율. 우리가 고쳐야 할 버그입니다.”

이안은 제 손가락 끝에 맺힌 핏방울을 말없이 내려다보았다.

붉고, 따뜻하고, 비논리적인 생명의 증거였다.

“수업 종료.”

AI 튜터의 목소리와 함께 교실의 조명이 부드럽게 전환되었다.

학습 모드에서 대기 모드로.

그 순간, 교실 정면의 벽이 투명한 홀로그램 스크린으로 변했다.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한 남자의 얼굴이 거대하게 떠올랐다.

카프만 박사.

대이주(The Great Migration)의 설계자이자, 새로운 인류의 아버지였다.

그의 눈은 깊고 차가웠지만, 목소리에는 일종의 종교적인 확신이 서려 있었다.

“사랑하는 네오 바벨의 시민 여러분. 그리고 곧 영생을 얻을 나의 아이들아.”

홀로그램 입자가 그의 입술 모양을 따라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했다.

“마침내 약속의 날이 왔습니다. 오늘 자정을 기해, 대이주가 시작됩니다.”

선언이었다.

교실 안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아이들은 마치 정해진 프로토콜을 따르듯,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가 끌리는 소리 하나 없이, 완벽하게 동기화된 움직임.

감정도, 질문도, 망설임도 없는 얼굴들이었다.

아이들은 줄을 맞춰 교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똑같은 보폭, 똑같은 속도.

마치 컨베이어 벨트 위를 흐르는 잘 만들어진 인형들 같았다.

텅 빈 복도를 걸어가는 아이들의 발소리는 기계의 부품처럼 규칙적이고 건조했다.

이안은 마지막으로 교실을 나섰다.

아이들의 행렬은 이미 복도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그 뒷모습들을 보고 있자니, 마치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되는 과정을 시각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규격화된 패킷 덩어리들.

그때, 등 뒤에서 맑지만 어딘지 인공적인 목소리가 들렸다.

“이안.”

옆자리에 앉았던 민아였다.

늘 단정하게 빗어 넘긴 머리카락, 한 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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