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털 뭉치와 불완전한 심장
차가운 금속 바닥에 등을 대고 누울 수는 없었다.
온몸이 땀과 오물로 젖어 있었기에, 이대로 잠들었다가는 저체온증으로 영영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안은 다시 어둠 속을 헤맸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서 목표물을 발견했다.
상층부 고급 주거 구역에서나 사용했을 법한 두툼한 합성섬유 담요였다.
오물에 더럽혀지고 한쪽 구석이 불에 그슬려 있었지만, 충분히 두껍고 컸다.
이안은 담요를 집어 들고 몇 번이고 강하게 털어냈다.
마른 먼지와 정체불명의 가루들이 기침을 유발할 만큼 피어올랐다.
그는 담요를 어깨에 둘러메고 자신의 첫 번째 집으로 돌아왔다.
컨테이너 안, 바닥에 담요를 깔자 제법 아늑한 잠자리가 만들어졌다.
이안은 마지막으로 배낭을 머리맡에 둔 뒤, 짐승처럼 몸을 웅크리고 누웠다.
등을 파고드는 냉기는 사라지고, 대신 퀴퀴하지만 포근한 감촉이 느껴졌다.
긴장이 풀리자 온몸의 근육이 녹아내리는 듯한 피로와 함께 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눈을 감았다.
집을 잃고, 부모를 잃고, 자신의 세계를 잃었다.
그리고 이 거대한 쓰레기 더미 속에서, 가로세로 몇 미터 남짓한 자신만의 왕국을 얻었다.
기묘한 안도감이었다.
그때였다.
어둠과 적막으로 가득 찼던 은신처의 공기를 가르고, 아주 낯선 소리가 들려온 것은.
끼이잉… 끅… 끼잉…
그것은 타워의 그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소리였다.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기계의 모터 소리가 아니었다.
시스템이 제어하는 환풍구나 배관의 소음과도 달랐다.
축축하고, 어딘가 절박하게 끊어지는 불규칙한 파동.
마치 고장 난 작은 풍금에서 새어 나오는 소리 같기도 했고, 녹슨 경첩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같기도 했다.
하지만 그 근원에는 분명한 ‘생명’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숨소리였다.
고통스럽게 내뱉는, 살아있는 생명체의 숨소리.
2140년의 네오 바벨에서, 이안이 단 한 번도 직접 들어본 적 없는 야생의 소리였다.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듯했다.
온몸의 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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