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자, 이제부터 진짜 쇼가 시작될 거야. 잘 지켜보라고, 윤서아.]
신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며 사라졌다.
나는 혼란스러운 눈으로 서도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본래 운명이, 그 파괴적인 에너지가 그의 안에 잠들어 있다고?
그렇다면 지금의 냉정하고 계산적인 서도준은 그저 껍데기에 불과한 것인가.
그 껍데기 아래에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잠들어 있는 것이다.
“왜 그렇게 쳐다보지?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
서도준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그는 내 시선에서 무언가 다른 감정을 읽어낸 듯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냥… 당신이 조금 안쓰러워서요.”
내 입에서 나온 말은 나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의 눈썹이 한쪽으로 치켜 올라갔다.
“안쓰럽다고? 지금 이 상황에 나를 동정하는 건가, 네가?”
그의 목소리에 날카로운 경계심이 스쳤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이상 이 숨 막히는 공간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진실을 알게 된 이상, 그의 꼭두각시 노릇을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당신은 평생을 잘못된 진실을 믿고, 엉뚱한 사람을 원망하며 살아왔어요. 그게 안쓰럽지 않으면 뭐겠어요?”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며 말했다.
그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그는 이내 차가운 가면을 다시 고쳐 썼다.
“헛소리. 내 복수는 틀리지 않았어. 내 눈으로 모든 걸 확인했으니까.”
그가 테이블 위의 낡은 상자를 거칠게 닫으며 말했다.
나는 그런 그를 뒤로하고 천천히 문 쪽으로 걸어갔다.
이곳을 벗어나야 했다.
모든 것을 되돌릴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아버지를, 그리고 어쩌면 서도준까지도 이 끔찍한 운명의 굴레에서 구해내야 했다.
“어딜 가려는 거지?
내 허락 없이는 한 발짝도 못 나가.”
서도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등 뒤에 비수처럼 꽂혔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빛은 마치 먹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맹수처럼 번뜩이고 있었다.
그 순간, 묵직한 현관문이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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