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력 찌꺼기를 치웠더니 제국의 퀸이 되었다

1화 대공님, 청소 방해는 할증입니다

“졸다니요. 마력 찌꺼기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습니다.”

“개소리 말고 당장 치워! 귀한 분들이 오실 거니까!”

마리안느가 씩씩대며 사라지자 이벨린은 코를 후비며 낡은 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묶었다. 귀한 분? 그 귀한 분들이 이 곰팡이 핀 지하실엔 왜 오신대.

‘귀한 분 오시면 먼지 난다고 또 지랄할 텐데. 차라리 팁이나 좀 두둑이 던져주고 가시지.’

이벨린은 구석에 뭉쳐 있는 보랏빛 마력 찌꺼기를 보며 눈을 빛냈다. 이 찌꺼기로 말할 것 같으면, 제국 귀족들이 싼 값비싼 ‘정보 똥’이다. 잘만 추출하면 재무관의 비자금 장부 위치나 황자의 은밀한 취향까지 알아낼 수 있다. 한마디로 현찰 덩어리라는 소리다.

조심스럽게 찌꺼기를 긁어모으려던 그때였다.

콰아앙—!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듯 지하실 문이 박살 나며 날아갔다.

“커헉! 내 코…! 먼지 어쩔 거야!”

이벨린이 비명을 지르며 코를 움켜쥐었다. 자욱한 먼지 구덩이 사이로 웬 검은 그림자가 비틀거리며 걸어 나왔다.

“오지 마…! 닿으면 다 죽여버릴 거다…!”

낮게 깔린 짐승 같은 목소리. 흑발 사이로 번뜩이는 핏빛 눈동자. 제국의 최종 병기이자, 여자 손만 닿으면 전신에 두드러기가 돋는다는 그 유명한 ‘유교 드래곤’ 카시안 아스테르 대공이었다.

“전하! 진정하십시오! 여기 억제제가…!” “가까이 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부관들이 던진 알약 통을 대공이 주먹으로 으깨버렸다. 폭주하는 마력 때문에 지하실의 공기가 급속도로 얼어붙기 시작했다.

‘아니, 미친. 내 퇴근 시간 10분 남았는데!’

이벨린은 절망했다. 여기서 대공이 폭주하면 오늘 야근은 확정이다. 부서진 문짝 고치랴, 얼어붙은 바닥 닦으랴… 상상만 해도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았다.

그때였다. 벽을 짚고 비틀거리던 대공이 하필이면 이벨린이 애지중지 모아둔 ‘정보 찌꺼기 뭉치’를 밟고 미끄러졌다.

“어, 어어?”

제국 최강의 사내가 체면도 없이 허공에 팔을 휘젓더니, 그대로 이벨린의 어깨 위로 냅다 다이빙을 했다.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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