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유물은 깨뜨려야 제맛입니다
대공저에 입성한 지 불과 세 시간 만에 사고가 터졌다.
“야, 이벨린! 그거 조심하라고 했지!”
대공저의 수석 집사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이벨린의 손에 들려 있던 먼지떨이가 허공을 갈랐고, 장식장 위에 놓여 있던 검붉은 보석 항아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챙그랑—!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항아리가 박살 났다. 그 안에서 기다렸다는 듯 시커먼 연기와 함께 기분 나쁜 마력 찌꺼기가 쏟아져 나왔다.
“저건 전하께서 북부 전장에서 가져오신 저주받은 유물 ‘심연의 눈’인데…! 이제 우린 다 죽었어!”
집사가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 유물에서 흘러나온 검은 마력이 바닥을 부식시키며 거실을 집어삼킬 듯이 꿈틀거렸다. 마력에 예민한 하인들은 이미 숨을 헐떡이며 멀찍이 물러난 상태였다.
‘아니, 무슨 유물이 설탕으로 만들었나. 살짝 스쳤는데 깨져?’
이벨린은 머릿속으로 항아리의 가격을 계산해 보았다. 최소 5천만 골드. 7년 치 월급을 다 쏟아부어도 모자랐다.
“아, 내 인생….”
이벨린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쭈그리고 앉았다. 남들은 죽을상인데, 그녀는 그저 이 '비싼 쓰레기'를 어떻게 치워야 할지만 고민이었다.
“에잇, 먼지 나게 진짜.”
그녀가 투덜거리며 쏟아진 검은 파편들을 맨손으로 슥슥 쓸어 모았다. 그 순간이었다.
화아악—!
이벨린의 손끝이 닿는 곳마다 검은 연기가 거짓말처럼 하얗게 증발하기 시작했다.
한 냉기는 온데간데없고, 대신 따뜻하고 포근한 금빛 광채가 은은하게 피어올랐다.
“……뭐 하는 거지?”
낮고 위압적인 음성이 거실에 울려 퍼졌다. 집무실에 있던 카시안 대공이었다. 그는 미처 수습하지 못한 파편을 맨손으로 쥐고 있는 이벨린을 발견하고 눈을 부릅떴다.
“손 떼! 그건 저주가 서린 물건이라 닿는 즉시…!”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카시안의 걸음이 멈췄다. 그의 눈앞에는 지옥의 마력이 서려 있던 ‘심연의 눈’ 대신, 맑고 투명하게 정화되어 반짝이는 순백의 수정 파편들이 놓여 있었다.
“어? 전하. 마침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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