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라에게 커피를

1화 흡혈귀가 되다(1)

오래전, 인류는 밤의 포식자들에게 무력하게 스러져 갔다.

그림자 속에서 나타나 인간의 피를 탐하는 그들은 공포 그 자체였다.

그들에 맞서기 위해 인류는 ‘이단심문관’이라는 방패를 세웠지만, 불사의 존재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백련(白鍊)’이라 불리는 신비한 광물의 발견 덕분이었다.

순백의 빛을 뿜어내는 이 광물은 흡혈귀의 재생 능력을 무력화하고 그들의 존재 자체를 소멸시키는 유일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백련으로 벼려낸 무기를 손에 쥔 이단심문관들은 비로소 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수세에 몰린 흡혈귀들은 급격히 그 수가 줄어 멸종 직전까지 내몰렸다.

그때, 흡혈귀들의 시조이자 정점인 ‘진조(眞祖)’들이 움직였다.

종족의 존속을 위해 그들이 찾아낸 해답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인간을 물어뜯어 자신들보다 열등한 ‘하급 흡혈귀’로 만드는 것.

이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했다.

진정한 해답은 두 번째, 바로 새로운 종족의 탄생이었다.

진조들은 그들의 약점인 태양을 극복하고, 심지어 마법까지 사용하는 신인류이자 흡혈귀, ‘반천(半天)’을 창조해 냈다.

이로써 전쟁의 양상은 다시 한번 뒤바뀌었다.

태양 아래를 자유롭게 활보하며 인간 사회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반천들은 이전의 흡혈귀들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 되었다.

심지어 그들을 죽일 방법조차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가 백련의 힘으로 한 걸음 나아갈 때, 저들은 두 걸음을 내디디며 어둠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놈들의 소멸은 언제나 허무하다.

인간의 피를 탐하고, 어둠 속에서 영생을 누리던 존재의 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그저 한 줌의 재로 변해 바람에 흩날릴 뿐, 그들이 존재했다는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백련으로 벼려낸 내 검은 그들의 거짓된 영원을 베어내는 사신의 낫과 같다.

하지만 요즘 들어 놈들의 수가 부쩍 늘었다.

마치 봄날의 잡초처럼, 베어내고 또 베어내도 끝없이 기어 나왔다.

특히 ‘반천’이라는 놈들은 골칫거리였다.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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