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라에게 커피를

2화 흡혈귀가 되다(2)

반천…?

내가?

흡혈귀를 증오하고, 그들을 박멸하는 것을 일생의 숙원으로 삼아온 내가?

머릿속이 새하얗게 불타버리는 것 같았다.

세이라의 말은 현실감을 잃고 귓가에서 웅웅거리는 이명처럼 흩어졌다.

부정해야 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악몽이라고, 저 미친 흡혈귀가 지껄이는 헛소리라고 소리쳐야 했다.

하지만 몸이 증명하고 있었다.

목덜미의 상처에서부터 흘러들어온 이질적인 마력이 온몸의 혈관을 타고 들끓으며 나의 모든 것을 바꾸고 있었다.

손에 쥔 백련 검은 이제 더 이상 나를 해치지 않았다.

오히려 순백의 빛을 발하며 나의 새로운 힘에 공명하는 듯했다.

나는 내 부모님을 죽인 원수와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벨라가 경멸하던 그 ‘것’이, 내가 그토록 혐오하던 이단심문관 ‘청’의 일원들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니, 그들보다 더 최악이다.

그들은 진조를 증오하기라도 했지만, 나는 진조의 손에 의해 직접 만들어진 피조물이었다.

“어찌, 기쁘지 않으냐?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터인데.”

세이라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내게 한 걸음 다가왔다.

나는 반사적으로 검을 들어 그녀를 겨눴다.

하지만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 칼끝이 하염없이 흔들렸다.

“죽여버리겠어….”

이가 갈리는 소리와 함께 증오를 담아 읊조렸다.

“이단심문관으로서, 너를 반드시 처단하겠다.”

“호오? 그 몸으로?”

세이라는 내 위협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볍게 받아넘겼다.

그녀의 붉은 눈이 흥미롭다는 듯 나를 훑었다.

“그대는 이미 인간이 아니다. 인간의 편에 설 자격조차 없지. 그대가 휘두르는 검은 이제 동족을 향한 칼날이 될 뿐이다.”

세이라의 말이 비수처럼 심장에 박혔다.

동족.

그 끔찍한 단어가 나를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눈앞이 흐려지고, 세상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세이라의 피가 내 안에서 폭주하며 일으키는 거부반응인지,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정신이 붕괴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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