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라에게 커피를

8화 교회(5)

눈을 떴을 때, 세상의 색은 훨씬 선명하고 강렬해져 있었다.

촛불의 미약한 빛조차 망막을 태울 듯 타올랐고,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 한 톨의 움직임까지 눈에 잡혔다.

후각은 몰약의 진한 향기 너머, 낡은 나무 의자의 미세한 균열 속에 밴 습기와 사람들의 옅은 땀 냄새까지 분간해냈다.

이것이 바로 밤의 감각이었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 어둠을 환영하고 있었다.

‘아아,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완전한 오감의 해방이로구나.’

나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켰다.

내 움직임에 맞춰,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던 소녀, 에스텔의 눈이 동그래졌다.

“아스라? 정신이 들어? 괜찮은 거야? 갑자기 쓰러져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그녀의 목소리는 방금 전 아스라가 들었던 것과 같은 음색이었지만, 내 귀에는 전혀 다른 파동으로 와닿았다.

그녀의 심장 박동, 혈류의 소리, 근육의 미세한 떨림까지 모두 읽혔다.

그녀는 진심으로 이 육체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며 그녀가 붙잡고 있던 손을 부드럽게, 하지만 단호하게 떼어냈다.

“괜찮으니라. 잠시 현기증이 인 모양이야.”

순간, 에스텔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나의 말투.

아스라의 것이 아닌, 나의 말투가 무심코 튀어나온 탓이었다.

더불어, 나의 눈동자.

붉은 홍채가 촛불 빛을 받아 요요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스라…? 너, 말투가 왜… 그리고 눈이…”

그녀가 무언가 위화감을 깨닫고 뒷걸음질 치려는 찰나, 나는 가볍게 눈을 한번 깜빡였다.

아주 미미한 마력의 흐름이 안구의 색소를 재배열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의 눈동자는 아스라 본래의 푸른빛을 되찾고 있었다.

“응? 내가 뭐라고 했어? 아, 너무 피곤해서 헛소리를 했나 보네. 그리고 눈은 왜?”

나는 천연덕스럽게 되물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동시에 아스라의 평소 말투를 흉내 냈다.

기억을 읽는 것은 내게 숨 쉬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에스텔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몇 번 비비더…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