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수상한 핑크빛 가게
나는 가치있고 좋은 사랑만 수집하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보통 반짝거리고 달콤한,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사랑을 원하지만, 그런 사랑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사랑은 닳고, 해지고, 때로는 찢겨 나가기도 한다.
나는 그런 사랑들도 모두 소중히 거두어들인다.
쓰라린 첫사랑의 기억, 후회로 얼룩진 마지막 모습, 배신감에 몸서리쳤던 밤의 조각들까지.
그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는 절실했던 진심의 흔적이니까.
어떤 사랑은 씁쓸한 다크 초콜릿 같고, 어떤 사랑은 목을 태우는 독한 술 같으며, 또 어떤 사랑은 톡 쏘는 탄산수처럼 순간의 쾌감 뒤에 허무함만 남긴다.
내 가게, ‘중고사랑’은 바로 그런 다양한 맛의 사랑들을 진열해 놓은 곳이다.
가게 문 위에는 낡은 네온사인으로 ‘SECONDHAND LOVE’라고 쓰여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가게 문을 열자, 딸랑이는 종소리와 함께 오래된 책과 달콤한 향기가 뒤섞인 묘한 공기가 나를 맞이했다.
진열된 사랑의 병들을 부드러운 헝겊으로 닦고 있을 때였다.
딸랑- 하고, 아까와는 다른 조금 더 머뭇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교복 차림의 소녀였다.
어깨에 맨 가방끈을 두 손으로 꼭 쥔 채, 가게 안을 휘휘 둘러보는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단정하게 묶은 머리카락, 아직 앳된 티를 벗지 못한 뺨.
호기심보다는 절박함에 가까운 표정으로 소녀는 가게 안의 기묘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마치 동화 속 과자집에 발을 들인 헨젤과 그레텔처럼, 달콤한 유혹과 미지의 위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닦던 병을 내려놓고 소녀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어서 와. 손님.”
내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소녀가 움찔, 어깨를 떨었다.
나는 대답 대신, 손가락으로 가게 안을 천천히 가리켰다.
"네 눈에는 뭘 파는 곳처럼 보이니?"
소녀의 시선이 내 손끝을 따라 움직였다.
선반 위에는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유리병들이 줄지어 있었다.
어떤 병은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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