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용사를 죽였나

1화 용사의 죽음

인간들처럼 덧없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기엔, 엘프의 삶은 너무 길었다.

하랄은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대화가 끊긴 공간을 채운 것은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노랫소리와, 간간이 터져 나오는 불꽃놀이의 굉음뿐이었다.

그때였다. 파티장의 소음 너머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온 것은.

고개를 돌리자,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소피아가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녀의 붉은 눈은 술에 취한 듯 초점이 없었고, 칠흑 같은 머리카락은 그녀답지 않게 마구 헝클어져 있었다.

"엘리너! 하랄! 혹시 루카스 못 봤어요?"

그녀의 목소리는 절박했다.

파티장에서 가장 빛나야 할 천재 마법사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못 봤는데. 여태 함께 있던 게 아니었나?"

하랄의 되물음에 소피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아니요... 연설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먼저 자리를 떴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아서..."

연설 준비라.

엘리너는 속으로 코웃음 쳤다.

루카스는 그런 것에 공을 들이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의 연설은 언제나 즉흥적이었고, 대중의 반응을 살피며 가장 듣기 좋은 말을 내뱉는 것에 능했다.

"아까부터 클로에도 안 보이고... 혹시 두 사람은 뭔가 짚이는 곳이라도 없나요?"

소피아의 시선이 엘리너와 하랄에게 번갈아 꽂혔다.

그녀의 눈빛에는 단순한 질문 이상의, 무언가를 추궁하는 듯한 날카로움이 섞여 있었다.

마치 두 사람이 용사의 행방을 알면서도 숨기고 있다는 듯이.

"우리가 알 턱이 있나. 파티가 시작되고부턴 쭉 여기 있었는데."

하랄이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대답했다.

그의 말대로였다.

파티가 시작된 이래, 두 사람은 잠시도 이 발코니를 떠난 적이 없었다.

인간들의 소란스러운 축제를 견딜 수 없다는 공통점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꺄아아아아악!"

파티의 소음을 찢는 날카로운 비명.

모든 소리가 거짓말처럼 멎었다. 음악도, 웃음소리도, 떠드는 소리도.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용사에게 배정된, 가…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