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엘리너의 진술
엘리너는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문고리를 잡고 응접실 안으로 들어섰다.
그녀의 움직임은 물 흐르듯 유려하고 조용했다.
마치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다가온 그녀는 소피아가 앉았던 소파의 맞은편 의자에 등을 곧게 펴고 앉았다.
그녀의 녹색 눈동자는 흔들림 없이 나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수백 년의 세월을 담고 있는 듯한 깊이와, 어떤 감정도 읽을 수 없는 무기질적인 시선이었다.
나는 펜을 들고 수첩을 펼쳤다.
"엘리너 님. 용사 루카스 님과는... 어떤 관계..."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엘리너가 손을 들어 나를 제지했다.
"잠깐."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내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여기서 시가를 피워도 되겠나?"
예상치 못한 질문에 나는 잠시 당황했다.
수사 도중 용의자가 흡연 허가를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었으니까.
나는 피어오르는 의문을 누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실내 흡연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특별히 허락하겠습니다. 다만 환기는 시켜야겠군요."
나는 시녀에게 창문을 열고 환기 준비를 시켰다.
엘리너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품속에서 가느다란 시가 케이스를 꺼냈다.
케이스 안에는 진록색 빛깔의 시가가 세 개 들어 있었다.
그녀는 그중 하나를 집어 들고 능숙하게 불을 붙였다.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독특한 향이 응접실 안을 가득 채웠다.
그녀는 한 모금 깊게 연기를 들이마신 후, 나른한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이제야 좀 살 것 같군."
엘리너의 눈꺼풀이 스르륵 감겼다가 다시 떠졌다.
그녀의 표정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복도에서부터 피우고 싶었으나... 클로에가 시가를 엄청 싫어해서 말이야."
엘리너는 연기 한 줄기를 길게 내뿜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성녀라는 자가 유난도 심하지."
나는 그녀의 말을 가볍게 흘려들으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다시 질문드리겠습니다, 엘리너 님. 용사 루카스 님과는 어떤 관계셨습니까?"
엘리너는 시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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