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남궁원은 서신을 내려놓고서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한숨 소리에 맞춰 대청마루에 걸린 발이 바람에 흔들리며 가볍게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서신 위로 마루 위에 걸린 마구라매(麻構摞梅) 발의 무늬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얀 삼베실 여러 가닥을 봉에 묶은 뒤, 일일이 매듭을 지어 무늬를 만드는 마구라매 발은 시준이 만든 것을 부인 제갈이혜를 통해 보낸 것이었다. 섬세하게 맺어진 매듭들이 모여 피어난 매화 가지 그림자는, 마치 살아있는 듯 서신 위에서 살랑였다.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목소리가 나직하게 흘러나왔다. “이리 보니 예쁘네.” 남궁원의 아내이자 시준의 어머니인 제갈이혜가 언제부터 그 자리에 서 있었는지, 조용한 걸음으로 남편의 옆에 다가와 앉았다. 남궁평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머니에게 조용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어머니.” “그래, 고생이 많구나.” 제갈이혜는 아들을 다독인 뒤, 남편이 내려놓은 서신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녀의 눈은 빙궁주의 인장이 찍힌 봉투를 훑고 지나가, 발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서신 내용에 머물렀다. “그 아이가 만든 것이지요. 시준이가 제갈세가를 떠나기 전 여름에, 덥다며 꼬박 사흘 밤낮을 매달려 만들었습니다.” 제갈이혜의 말에는 희미한 그리움이 묻어 있었다. “사내 자식이 바늘이며 실 같은 걸 붙잡고 있다며 당신께선 혀를 차셨지만, 저는 좋았습니다. 그 아이의 손끝에서 저리 고운 것이 피어나는 게요.” 그녀의 시선이 남궁원을 향했다. 그 안에는 원망도, 책망도 없었다. 그저 텅 빈 둥지를 바라보는 어미 새의 쓸쓸함만이 담겨 있을 뿐이었다. “시준이 소식입니까?” “……빙궁주가 보낸 서신이오. 그 아이가 빙궁주의 핏줄을 살리는 데 공을 세웠다더군.” 남궁원은 짤막하게 대답하며 다시 서신을 집어 들었다.
시준이 바느질했다던 평인의 말을 떠올린 그는 시준이 마구라매 발을 만드는 모습을 상상해보았지만- “하-.” 전혀 상상되지 않았다. 남궁세가에서 30년에 한 번 나타나는 천재 중의 천재로 태어나 무공이면 무공, 검술이면 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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