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초원의 시선과 마주친 시준은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조카들을 향해 몸을 돌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한쪽 무릎을 꿇었다.
“수련아, 창아, 민아.”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다정했지만, 그 안에는 단호한 가르침이 담겨 있었다.
“이 공은 민 소협께서 밤새 정성을 다해 만드신 귀한 물건이다. 어찌 주인의 허락도 없이 함부로 달라 청할 수 있겠느냐.”
그의 말은 아이들에게 하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초원을 향한 것이기도 했다.
시준에게 있어 털실 공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초원이라는 장인(匠人)이 하룻밤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빚어낸 작품이었다.
대장장이가 평생을 바쳐 만든 명검을 어찌 감히 공짜로 달라 할 수 있겠는가.
그와 같은 이치였다.
시준의 엄한 말에 수련의 동그란 눈에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하지만… 하지만 갖고 싶은걸요…”
아이의 울먹임에 시준의 마음이 잠시 흔들렸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순간에 무르게 대하면 아이들의 버릇만 나빠질 뿐이었다.
바로 그때, 난처한 상황을 지켜보던 초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끼어들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는 시준에게서 공을 도로 받아 들고는, 아이들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이 공, 원래 주인이 없었어요. 그대들이 마음에 든다면, 이제부터 그대들이 주인이 되는 겁니다.”
초원은 활짝 웃으며 수련의 작은 손에 공을 쥐여 주었다.
그의 행동에 가장 놀란 것은 아이들이 아니라 시준이었다.
“민 소협! 어찌 이리 귀한 것을…!”
“귀하다니요, 뭘요.”
초원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냥 낡은 속옷이랑 남는 실로 만든 건데요. 이렇게 좋아해 주는 주인을 만났으니, 오히려 제가 더 기쁩니다.”
그의 말에는 한 치의 꾸밈도, 아까움도 없었다.
초원에게는 이 공이 아이들의 웃음보다 더 가치 있는 물건은 아니었다.
그저 잠 못 드는 밤의 외로움을 달래준 친구였고, 이제 제 역할을 다했을 뿐이었다.
시준은 그런 초원을 이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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