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며칠이 흘렀다.
시준은 그날 이후 단 한 번도 별채를 찾지 않았다.
아니, 찾지 못했다는 편이 더 정확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발걸음은 저도 모르게 별채 쪽으로 향했지만, 높다란 담장 앞에서 번번이 무너져 내렸다.
‘차라리 내 손으로 내 목을 치는 게 더 빠를 것이오.’
자신이 뱉었던 서슬 퍼런 말이 귓가에 독처럼 맴돌았다.
그의 순수한 위로와 격려에, 자신은 얼마나 유치하고 잔인하게 응수했던가.
바느질 따위.
초원이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세계를, 자신의 좁은 소견으로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그의 상처 입은 눈빛이 떠올라 밤잠을 설쳤다.
검을 쥘 때마다, 실패해도 괜찮다던 그의 따스한 음성이 환청처럼 들려와 집중할 수 없었다.
연무장에 나가지 않은 지 사흘째 되던 날, 조카 수련이 그의 처소를 찾아왔다.
아이는 시준이 처음 보는 희한한 모양의 털실 뭉치를 들고 있었다.
"숙부님, 감자 바위 아저씨는 언제 오세요?"
"……."
"아저씨가 며칠째 보이지 않으셔서 주헌 아저씨한테 여쭤봤더니, 별채에만 계신다고… 혹시 아프신 건 아니지요?"
아이의 순진한 물음에 시준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는 초원의 식사를 챙겨주던 주헌에게, 자신이 없는 동안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잘 보살피라 일러두었다.
하지만 주헌의 보고에 따르면, 초원은 며칠째 방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언가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덜컥, 겁이 났다.
자신의 모진 말에 상처를 입고, 그대로 말라 죽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다.
시준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별채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후회도, 자책도, 무너진 자존심도 모두 뒷전이었다.
그저 그를 확인해야만 했다.
별채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시준은 마른침을 삼키고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민 소협. 나요. 시준이오.”
대답이 없었다. 방 안에서는 아무런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시준은 다시 한번 문고리를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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