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양파도 사랑이 필요해

1화 내 이름은 '비난양파'입니다.

수많은 아이들 중에서도 유독 명랑한 목소리를 가진 아이가 내게로 다가왔다.

폴짝거리는 걸음걸이, 해맑게 웃는 입가. 아이는 나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외쳤다.

“야, 너 진짜 못생겼다! 너 때문에 우리 반 청소 당번 됐잖아!”

순간, 투명한 비커를 가득 채운 물이 얼어붙는 듯한 충격이 전해졌다.

못생겼다고? 청소 당번?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은 거짓이 없어 보였다. 악의라기보다는 장난기에 가까운, 꾸밈없는 표정.

아, 이건가. 인간들이 흔히 나눈다는 ‘농담’이라는 것.

그래, 저렇게 환하게 웃고 있지 않은가. 나를 해치려는 의도는 아닐 것이다.

나는 아직 나를 이곳으로 데려온 인간들에 대한 작은 믿음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것도 어쩌면 그들이 내게 보여주는 관심의 한 방식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동호의 웃음소리는 신호탄 같았다.

그 아이를 따라 다른 아이들이 하나둘씩 내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와, 진짜네. 비난양파래.”

“징그러워. 뿌리도 막 꼬불꼬불하고.”

아이들의 목소리는 새의 지저귐처럼 맑았지만, 그 안에 담긴 단어들은 작은 유리 조각처럼 날아와 내 표면에 박혔다.

그래도 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다.

저 아이들의 얼굴을 보라. 미간을 찌푸리거나 화를 내는 아이는 아무도 없다.

모두가 웃고 있다. 동호처럼, 이것 역시 낯선 나에 대한 그들만의 환영 인사일 것이다.

설마 저렇게 작고 귀여운 아이들이 진심으로 나를 싫어할 리가 없지 않은가.

한 여자아이가 비커를 손가락으로 톡, 톡, 치며 노래하듯 말했다.

“넌 냄새나. 썩은 양파 냄새!”

그 말에 주변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가 교실의 햇살을 타고 파문처럼 번져나갔다.

순간, 내 몸을 지탱하던 물의 온도가 차갑게 식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냄새가 난다고? 나는 아직 뿌리조차 내리지 않은 깨끗한 상태인데.

단지 ‘농담’이라고 하기엔 그 말의 결이 조금 달랐다.

무언가 끈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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