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양파도 사랑이 필요해

2화 불행의 상징

창문 틈으로 스며든 새벽의 푸른빛이 교실의 어둠을 옅게 밀어내기 시작했다.

짧은 평화가 끝나가고 있었다.

이윽고 복도에서부터 익숙한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철컥, 하고 쇳소리가 울렸다.

밤의 장막을 찢으며 아침이 들이닥쳤다.

어김없이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의 한 손에는 어젯밤 사라졌던 칭찬양파가 들려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하루 만에 칭찬양파는 눈에 띄게 변해 있었다.

밤사이 최고급 영양제라도 흠뻑 맞은 듯, 그 껍질은 비현실적일 만큼 매끄럽고 윤기가 흘렀다.

마치 인공적으로 코팅이라도 해놓은 것처럼, 창문으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받아 과하게 반짝였다.

건강해 보였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광택이었다.

이내 아이들이 하나둘씩 교실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나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칭찬양파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마치 성물을 알현하는 순례자들처럼.

아이들의 입에서는 어제와는 전혀 다른, 꿀처럼 달콤한 말들이 흘러나왔다.

“우와, 칭찬양파야, 밤새 더 예뻐졌구나!”

“정말 대단해! 넌 분명 세상에서 가장 멋진 양파가 될 거야!”

목소리는 한껏 상냥했고, 표정은 감탄으로 가득했다.

그 모습은 마치 잘 짜인 연극의 한 장면 같았다.

가식적이고 과장된 찬사.

그들은 칭찬양파를 신성한 존재라도 되는 듯이 떠받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찬란한 말들은 내게까지 닿지 못했다.

대신, 나는 그 말들 뒤에 숨겨진 또 다른 기운을 느꼈다.

그것은 아이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희미한 피로감이었다.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

‘칭찬하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감.

그들의 입은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의 근육 아래에서는 미세한 경련이 일고 있었다.

그것은 진심 어린 기쁨이 아닌, 정해진 대사를 읊어야 하는 배우의 지친 미소였다.

하지만 저 아이의 처지를 동정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저 기만적인 찬사를 분석할 여유조차 내게는 사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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