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의지의 파괴, 그리고 무력감
아이들의 저주가 남긴 메아리가 텅 빈 교실을 떠돌았다.
저녁노을이 핏물처럼 창문에 번지고, 아이들은 가방을 챙겨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민준이는 끝까지 나를 노려보다가, 교실을 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 악담을 퍼부었다.
선생님은 그 모든 소동이 지겹다는 듯, 아이들이 모두 나간 뒤에야 천천히 교실을 한 바퀴 돌았다.
그는 민준이의 책상 아래, 다른 아이의 실내화 주머니 뒤에 끼어 있던 파란색 거북이 지갑을 무심하게 발견했다.
아무런 감흥 없는 표정으로 지갑을 주워 교탁 위에 올려놓는 그의 얼굴에는, 이 모든 부조리를 바로잡으려는 어떤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내일 아침, 주인에게 돌려주면 끝날 사소한 해프닝일 뿐이었다.
그 사소한 해프닝이 내게 남긴 깊은 상흔은 그의 안중에 없었다.
철컥.
다시 문이 잠기고, 교실에는 완벽한 어둠과 정적이 찾아왔다.
나는 혼자 남겨졌다.
나를 관통하는 고통과 함께.
몸을 가르는 균열의 통증과, 내 뿌리를 썩게 만드는 오염된 물의 역겨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지르는 듯했다.
이대로 밤을 넘기지 못하고 썩어 문드러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이대로 끝인가.
이 부조리한 낙인 속에서, 저들의 악의를 증명하며 스러져 가는 것이 나의 운명인가.
아니.
그럴 수는 없다.
내 안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
분노, 혹은 생에 대한 원초적인 집착이었다.
이대로 죽어버리면, 나는 정말로 ‘재수 없는 비난양파’가 되어버린다.
저들의 비난이 옳았음을, 저들의 저주가 정당했음을 내 죽음으로 증명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나에게 가해지는 이 모든 악의는 거짓이고, 위선이며, 그들의 결핍이 만들어낸 추악한 배설물일 뿐이다.
그렇다면 증명해야 한다.
반드시 살아남아서, 내가 틀리지 않았음을.
죽음의 문턱에서 나는 결심했다.
이대로 썩어 없어지기를 거부하기로.
나에게 쏟아지는 이 모든 검은 안개와 오염된 물을, 더 이상 피하거나 거부하지…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