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양파도 사랑이 필요해

6화 두 번째 양파 실험

봄비가 내렸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을 부드럽게 두드리는, 다정한 손길 같은 비였다.

나는 흙 속에서 온몸으로 그 비를 맞았다.

한 방울 한 방울이 마른 대지를 적시며 스며들 때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잠자던 생명들이 희미한 속삭임처럼 깨어났다.

나의 뿌리 또한 그 빗물을 게걸스럽게 빨아들였다.

그것은 더 이상 오염된 수돗물이 아니었다.

그 안에는 하늘의 냄새와, 바람의 기억과, 멀리서 실려온 구름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나는 빗물을 마시며, 세상의 이야기를 들었다.

교실의 창문을 통해 보던 네모난 하늘이 아닌, 진짜 하늘 아래에서 나는 비로소 숨을 쉬었다.

햇살은 또 다른 양분이었다.

아침의 햇살은 부드럽고, 한낮의 햇살은 뜨거웠으며, 해질녘의 햇살은 모든 것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지혜를 품고 있었다.

나는 갓 틔운 싹을 안테나처럼 뻗어, 그 빛을 남김없이 흡수했다.

그 빛 속에는 악의도, 편견도, 끈적한 기대도 없었다.

그저 모든 생명에게 공평하게 내리쬐는, 정직하고 순수한 에너지였다.

나는 그 빛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나의 푸른 싹은 하루가 다르게 굵고 단단해졌고, 땅속의 뿌리들은 더 넓고 깊게 뻗어 나갔다.

나는 더 이상 남들이 던져주는 감정의 찌꺼기로 연명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스스로의 힘으로 하늘과 땅의 정수를 취하여 나를 키워내는 독립된 존재였다.

어느 날 오후, 나른한 햇살 아래 졸고 있을 때였다.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지우였다.

아이는 이제 창문을 넘지 않았다.

방과 후, 아무도 보지 않는 틈을 타 뒤뜰로 와, 내가 묻힌 나무 아래 조용히 쪼그리고 앉는 것이 아이의 새로운 습관이 되어 있었다.

지우는 내가 싹을 틔운 것을 발견한 날, 숨을 멈추고 한참 동안이나 나를 들여다보았다.

기쁨과 놀라움, 그리고 안도감이 뒤섞인 그 작은 탄성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오늘은 아이의 손에 작은 물뿌리개가 들려 있었다.

아이는 흙이 마른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물을 부어주었다.

“목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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