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양파도 사랑이 필요해

7화 가해자의 속죄

내 속삭임은 바람에 흩어졌지만, 지우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서 한참 동안이나 나를 바라보았다.

아이의 눈에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었다.

그 자리에는 경이로움과,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대한 혼란, 그리고 아주 희미한… 안도감 같은 것이 섞여 있었다.

마치 아주 오랫동안 혼자서 감당해야 했던 어둠 속에서, 처음으로 작은 빛 한 줄기를 발견한 사람처럼.

아이는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무릎을 굽혀, 검은 꽃잎에 손을 뻗었다.

아이의 작은 손가락이 상처 입은 날개 같은 나의 꽃잎에 닿을 듯 말 듯 망설였다.

나는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 안에 남은 마지막 온기를 끌어모아, 아이의 손길을 기다렸다.

이윽고 아이의 손가락 끝이 꽃잎에 살짝 닿았다.

그 순간, 나는 아이의 마음속에서 흘러들어오는 수많은 감정의 파편들을 느낄 수 있었다.

미안함, 고마움, 그리고 외로움.

그것은 아이가 내게 주었던 눈물의 맛과 정확히 같았다.

우리는 그렇게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

다음 날부터 학교에는 기묘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지우를 괴롭혔던 아이들의 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뒤뜰에… 이상한 꽃이 있어."

"그거, 냄새를 맡으니까 갑자기 막… 토할 것 같고, 기분이 더러워졌어."

아이들의 증언은 조금씩 살이 붙고 과장되며, 전설처럼 번져나갔다.

"그 꽃, 사실은 죽은 양파의 저주래."

"그 꽃 냄새를 맡으면, 자기가 했던 나쁜 짓이 전부 다 생각난대. 그래서 머리가 아픈 거래."

괴담은 아이들의 상상력 속에서 점점 더 구체적인 형태를 갖추어갔다.

이제 5학년 3반 아이들에게 뒤뜰은 금단의 장소가 되었다.

그들은 무서워하면서도, 힐끔힐끔 창문 너머로 나를 훔쳐보았다.

마치 공포 영화를 보면서도 눈을 가린 손가락 틈으로 기어이 화면을 엿보는 심리처럼.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몇몇 용감한 아이들이 점심시간을 틈타 뒤뜰로 몰려왔다.

그들은 멀찍이서 나를 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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