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유해 식물
“저거 봐, 유해 식물이래. 학교에서 뽑아버린대.”
“진작 그랬어야지. 왠지 으스스하고 기분 나빴어.”
아이들의 목소리에는 안도감과 함께, 묘한 우월감이 섞여 있었다.
자신들이 느끼던 막연한 공포의 실체가, 어른들의 권위 있는 언어, ‘유해 식물’이라는 단어로 명명되자 모든 것이 명쾌해진 것이다.
그것은 더 이상 미지의 괴담이 아니었다.
그저 제거되어야 할, 해로운 잡초일 뿐이었다.
공포가 사라진 자리에는 경멸이 고개를 들었다.
점심시간, 아이들은 이제 뒤뜰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향해 작은 돌멩이를 던지거나, 멀찍이서 손가락질하며 낄낄거렸다.
“야, 너 저거 뽑아서 선생님한테 갖다 드리면 칭찬받는 거 아냐?”
“미쳤냐? 독이라도 있으면 어쩌려고.”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 붙은 새로운 이름표는 나를 공격하는 행위에 또 다른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있었다.
나는 침묵했다.
비커 속에서 ‘비난양파’라는 이름표가 붙었을 때처럼.
인간들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 혹은 자신들의 추한 모습을 비추는 거울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그것에 이름을 붙여 격리하고 폐기처분하려 든다.
그것이 그들이 세상을 통제하는 방식이었다.
***
그날 오후, 지우는 게시판 앞에서 한참 동안이나 공고문을 읽고 있었다.
아이는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듯한 얼굴로, 차가운 활자들을 몇 번이고 되새김질했다.
‘유해 식물.’
‘학생 정서에 부정적 영향.’
‘제거 예정.’
아이에게 나는 그저 ‘유해 식물’이 아니었다.
자신의 눈물을 먹고 피어난 존재.
자신을 괴롭혔던 아이들을 벌하고,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어둠을 비춰주었던 기묘한 친구.
그리고 마침내, 민준의 회한을 이끌어내며 아름다운 보랏빛으로 피어난, 작은 희망의 증거였다.
그런 나의 존재가, 어른들의 언어 속에서 너무나도 쉽게, ‘해로운 것’으로 규정되어
버려지는 것을, 아이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날 오후 수업 시간, 선생님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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