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01
어지러웠다.
성전 안의 모든 소리가 한순간 멀어지는 듯한 이명과 함께, 나는 무심코 고개를 숙였다.
차갑고 단단한 대리석 바닥이 시야에 들어왔다.
수백 개의 눈이 내게 박히는 감각을 견딜 수가 없었다.
성자?
이 이반타 알리스터가?
원작에서 온갖 패악질을 부리다 악마 숭배자가 되어버린 놈이?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저 바닥만 멍하니 쳐다보았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하지만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였다.
시선을 고정한 바닥에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것은.
대리석 타일 사이를 메운 줄눈.
그 틈새로 희미한 빛줄기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주 가느다란 실선이었다.
처음에는 제단에서 쏟아진 신성력의 잔재이거나, 그저 눈이 어지러워 헛것을 보는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아니었다.
선은 일정한 패턴을 그리며 성전 바닥 전체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었다.
그것은 내 발밑을 지나 저 멀리 기둥과 벽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 경고등이 켜지듯 낯선 지식이 번뜩였다.
이 몸, ‘이반타 알리스터’가 배우고 익혔던 지식의 편린.
마력회로.
신성력을 특정 목적을 위해 가공하고 순환시키는, 건물의 혈관과도 같은 장치.
그리고 지금 내 눈에 보이는 저 회로는… 위험했다.
마치 터지기 직전의 수도관처럼, 빛이 불안정하게 명멸하며 과부하 상태임을 알리고 있었다.
회로의 빛이 너무 밝았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저렇게 맨눈으로 선명하게 보일 리가 없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 성전, 어딘가 잘못됐다.
마력회로가 이 정도로 과부하 상태라는 건 건물에 가해지는 부하가 상상을 초월한다는 의미.
구조적인 결함이다.
이러다가는… 무너진다.
지금 이 자리에 수백 명이 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켰다.
호흡이 가빴다. 사람들의 시선이 여전히 쏟아지고 있고, 저 위에서 노인이 뭐라고 하고 있고, 사방에서 웅성거림이 멎지 않았다.
거기에 방금 발견한 구조적 결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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