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02
등을 기댈 곳이 필요했다.
나는 벽으로 기어가, 차가운 석벽에 등을 기댄 채 무릎을 세워 끌어안았다.
현장 휴식 시간에 항상 이렇게 앉았다.
먼지 쌓인 구석에서, 땀과 기름에 절은 작업복을 입은 채로.
몸이 힘들고 욱신거려도 이렇게 웅크리지 않으면 마음이 좀처럼 편안해지지 않았다.
견고하고 차가운 벽이 등을 단단히 받쳐주는 감각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추정컨대, 이 세계의 여신이라는 존재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와 ‘성자’로 만들었다.
이유는 모른다.
왜 하필 나인지, 왜 악역이었던 이반타의 몸이었는지.
성전에서 방까지 걸어오는 내내, 나는 속으로 애타게 여신을 불렀다.
대답 좀 해보라고.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냐고.
하지만 딱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리지도, 눈앞에 빛이 나타나지도 않았다.
마치 고장 난 수신기처럼, 내 외침은 그 어디에도 닿지 못하고 허공에 흩어질 뿐이었다.
고요함 속에서 시간 감각이 무뎌져 갔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똑똑.
나지막한 노크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나는 무심코 어깨를 움츠렸다.
누군가와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성자님. 주교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문밖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낯익었다.
아까 나를 이곳으로 안내했던 젊은 사제였다.
"...들어오시라 하세요."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성전의 결함 문제를 꺼낸 것은 나였고, 그에 대한 책임도, 논의도 피할 수 없었다.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섰다.
주교와 젊은 사제.
주교는 내 모습을 보고도 놀란 기색 하나 없이, 그저 잔잔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시선이 화려한 침대와, 그 옆 바닥에 웅크리고 앉은 나를 차례로 훑었다.
"편한 곳에 계시는군요, 성자님."
그의 목소리에는 비꼬는 기색이 없었다.
그저 사실을 말할 뿐인 담담한 어조였다.
"바닥이 편해서요."
나도 짧게 대꾸했다.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예를 갖출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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