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05
방 안으로 들어선 아이비스는 내가 문을 닫고 빗장을 거는 것을 조용한 눈으로 지켜보았다.
덜컥, 하고 금속 빗장이 제자리를 찾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이제 이 공간은 외부로부터 완벽히 차단되었다.
"오라버니."
나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그 안에 담긴 결의는 단단했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가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렸다.
아이비스는 품속에서 조심스럽게 작게 접은 양피지 한 장을 꺼냈다.
그녀는 그것을 내게 건네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이건… 제가 성녀로서 성전의 신성력을 관리하며, 미약하게나마 이질적인 흐름을 느꼈던 분들의 명단이에요."
나는 그녀가 내민 양피지를 받아들었다.
가볍고 얇은 종이였지만, 그 위에 적혔을 이름들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성전의 심장부에서 일하는 고위 사제들의 명단.
이것은 섣불리 드러냈다간 성녀조차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증거였다.
"그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어요. 그저… 혼자만의 의심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오늘 지하의 그것을 보고 확신했어요. 제 감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요."
그녀의 은색 눈동자가 굳은 신념으로 빛나고 있었다.
단순한 감이나 추측이 아니었다.
성녀로서, 성전의 신성력과 직접 교감하는 그녀만이 감지할 수 있는 미세한 불협화음.
마치 맑은 물에 섞인 기름 한 방울 같은 이질감을, 그녀는 놓치지 않고 기억해두었던 것이다.
"성녀님의 그 감각은, 단순한 의심이 아닐 겁니다. 수많은 데이터 속에서 이상 신호를 감지해내는 정밀 센서와 같은 것이겠죠."
나는 그녀를 안심시키듯 말하며, 양피지를 펼쳤다.
서너 명의 이름이, 그녀의 단정한 필체로 적혀 있었다.
모두 성전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고위 사제들이었다.
이들이 모두 공범일 수도, 혹은 이들 중 단 한 명이 범인일 수도 있었다.
"이것만으로는 증거가 부족합니다."
내가 냉정하게 말했다.
"그들도 알고 있겠죠. 하지만, 오라버니라면… 오라버니의 지식이라면, 이 명단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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