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님의 세계 수리

6화 06

"…성자님의 그 용기와 결단에 노구가 따르지 못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좋습니다. 늙은 몸이 성자님의 열의를 따르겠습니다."

그의 대답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

그의 얼굴에는 성전의 미래를 걱정하는 성자를 돕는, 자애로운 원로의 표정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나는 보았다.

그가 승낙의 말을 내뱉기 직전, 그의 눈동자 가장 깊은 곳에서 일렁이던 차가운 계산의 빛을.

그는 내 덫에 발을 들였다.

아니, 덫인 줄 알면서도 들어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신이 직접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 * *

점검은 바로 다음 날부터 시작되었다.

클레멘스는 자신의 약속대로, 나와 키이스, 그리고 성전 기사 몇 명을 대동하고 직접 지하 서고로 향했다.

아이비스는 지상에서 기도회를 주관하며 우리의 안전을 기원하겠다는 명분으로 자리에 남았다.

그녀의 연약한 마음이, 존경하던 스승의 추악한 진실을 직접 마주하는 것을 내가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곳입니다."

클레멘스가 멈춰 선 곳은, 먼지 쌓인 복도 끝에 자리한 거대한 강철 문 앞이었다.

문에는 녹슨 쇠사슬과 함께, 복잡한 문양이 새겨진 낡은 마력 봉인이 걸려 있었다.

"50년 전, 마력 불안정화 현상 이후로 대주교님의 명에 따라 완전히 봉쇄된 곳입니다. 저 역시 그 이후로는 들어와 본 적이 없군요."

그는 마치 오래전 일을 회상하는 듯, 아련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태연한 거짓말에 속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봉인을 풀겠습니다."

키이스가 앞으로 나서자, 클레멘스가 부드럽게 그를 제지했다.

"잠시만요, 전하. 섣불리 물리력으로 해제하려 하면 내부의 불안정한 마력이 폭주할 수도 있습니다. 이 봉인은 당시 제가 직접 설계한 것이니, 제가 해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겁니다."

역시나.

그는 모든 절차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으려 했다.

나는 순순히 물러서는 척하며 그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클레멘스는 익숙하게 봉인 위로 손을 얹고, 나직한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신성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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