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님의 세계 수리

7화 07

황태자의 발소리가 복도 저편으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길게 참아왔던 숨을 내쉬었다.

긴장이 풀리자 붕대가 감긴 손이 욱신거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나는 잠시 벽에 등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계획대로 클레멘스를 덫에 빠뜨려 체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거대한 악의 뿌리에서, 겨우 잔가지 하나를 쳐냈을 뿐이다.

"오라버니…."

내 곁을 지키고 서 있던 아이비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존경하던 스승의 배신을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이 무거운 공기와 키이스의 마지막 명령만으로도 모든 것을 짐작하고 남았을 터였다.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램프 불빛 아래, 아이비스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커다란 녹색 눈동자에는 혼란과 슬픔, 그리고 희미한 공포가 뒤섞여 일렁였다.

"…괜찮아?"

나도 모르게 물었다.

원래의 이반타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무심하고도 다정한 질문이었다.

선을 긋던 말투도 친근하게 바꿨다.

아이비스는 내 말에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는 이내,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괜찮지 않아요…."

그녀는 양손으로 자신의 팔을 감싸 안았다.

여리고 작은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어떻게… 어떻게 사제장님께서 그런 짓을… 믿을 수가 없어요. 제가 아주 어릴 때부터, 항상 자애롭게 웃으시며 제 기도를 이끌어주시던 분이었는데…."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더 떨려왔다.

존경하고 의지했던 어른의 추악한 이면을 마주한 어린 소녀의 순수한 상처가, 그녀의 목소리에 고스란히 묻어 나왔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묵묵히 그녀의 말을 들어줄 뿐이었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어설픈 위로나 섣부른 충고가 아니었다.

자신의 감정을 쏟아낼 시간과, 그것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할 뿐이었다.

"그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건가요?…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