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시작
"후암…."
길고 긴 교장의 연설에 하품을 참지 못하고 입을 가렸다.
지루함에 몸을 비틀다 옆을 힐끗 쳐다보자, 옅은 갈색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묶은 하나가 보였다.
꼿꼿한 자세로 연설에 집중하는 옆모습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야, 하나."
나직이 그녀의 이름을 부르자, 올곧게 정면을 향하던 연보랏빛 눈동자가 천천히 내게로 향했다.
"왜, 카인? 교장 선생님 말씀 중이잖아."
하나가 속삭이듯 대답하며 핀잔을 줬지만, 그 목소리에는 장난기가 어려 있었다.
"언제 끝나냐 이거. 허리 부러지겠네."
나는 최대한 소리를 죽여 투덜거렸다.
"조금만 참아. 거의 다 끝나가."
그녀는 작게 웃으며 내 어깨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주었다.
그 사소한 손길이 왠지 모르게 간지러웠다.
"하나.. 뜬금없는 질문이긴 한데, 내 능력이 뭐였는지 기억해?"
내 말에 하나의 동그란 눈이 조금 더 커졌다.
방금 전까지 연단 위 교장을 향해 있던 시선이 온전히 내게로 와 박혔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 네 능력을 네가 모를 리 없잖아."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았지만, 그 안에는 의아함과 함께 미미한 걱정이 배어 있었다.
"아니, 그냥. 하도 지루해서 헛생각이 들어서 그런다, 왜."
나는 멋쩍게 웃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하나는 그런 나를 잠시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작게 한숨을 쉬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 미소에는 '정말 못 말린다'는 듯한 다정함이 담겨 있었다.
"마법총이잖아. 여섯 살 생일 때, 처음 발현된 거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
그녀는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말했다.
"뒷산 공터에서 허공에다 탕, 탕 쏘면서 신나 하던 네 모습, 아직도 눈에 선해."
하나의 눈빛이 아련한 추억에 잠기는 것을 보며, 나는 괜히 헛기침을 했다.
"그, 그랬나? 난 잘 기억 안 나는데."
"거짓말. 그때 네가 쏜 마력탄 때문에 나무에 구멍 나서 아저씨한테 같이 혼났던 것도 잊었어?"
그녀가 쿡쿡 웃으며 내 옆구리를 가볍게 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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