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쟁탈전
그림자의 압박감에 숨이 턱 막혔다.
라디안은 마른침을 삼키며 필사적으로 무심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카이는 그런 그의 얼굴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의심과 확신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듯한 침묵이 흘렀다.
"...좋아."
마침내 카이가 입을 열었다.
그는 한순간에 모든 감정을 지워버린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와 있었다.
"조사관들이 곧 도착할 거야. 그들이라면 자네 머릿속에서 뭘 봤는지, 뭘 못 봤는지 알아서 가려내겠지."
그는 등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가며 어깨너머로 툭 던지듯 말했다.
"그동안 국밥이나 한 그릇 하시게. 밑바닥 놈들이 환장하는 거잖아."
그 말에는 찌꺼기를 향한 경멸과,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듯한 오만함이 동시에 배어 있었다.
회색으로 변했던 유리문이 카이가 다가서자 스르르 열렸다.
문밖 복도에는 흰 가운을 입은 연구원 몇몇이 초조한 얼굴로 서성이고 있었다.
카이는 그들에게 눈짓 한번 하지 않고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라디안은 긴장이 탁 풀리며 자기도 모르게 거친 숨을 내쉬었다.
조사관.
국밥.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일단 당장의 위기는 넘긴 듯했지만, '조사관'이라는 단어는 더 큰 위협의 전조처럼 불길하게 뇌리를 맴돌았다.
잠시 후, 심문실을 들락거리던 아미타의 연구원들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들은 라디안을 동물원의 짐승 보듯, 혹은 위험한 바이러스 덩어리를 다루듯 조심스러운 경계심을 띤 채 에워쌌다.
"이쪽으로."
연구원 중 하나가 턱짓으로 문밖을 가리켰다.
그들의 손에는 위협적인 무기는 없었지만, 그들의 눈빛과 태도는 그 어떤 총구보다도 라디안을 무력하게 만들었다.
반항은 무의미했다.
라디안은 얌전히 그들을 따라나섰다.
그들은 방금 전 카이가 사라진 방향과 반대쪽 복도로 향했다.
복도는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 같았다.
벽과 천장, 바닥이 모두 이음매 하나 없는 흰색이라 방향감각을 잃기 십상이었다.
간간이 마주치는 다른 연구원들은 라디안의 남루한 행색을 보고 잠시 걸음을 멈췄다가,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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