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발신자: 윤서준
나는 창문에 거의 코를 박을 듯이 달라붙어, 그 형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저것은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었다.
의지를 가지고,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무언가였다.
그리고 그 목적지는, 바로 우리 숙소였다.
차가 완전히 멈추자, 그림자도 동시에 멈췄다.
가로등 불빛이 닿지 않는 나무 그늘 아래, 그것은 미동도 없이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도, 눈도 없었지만 그 시선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나를 향한, 끈적하고 집요한 시선.
“내려.”
도윤이 형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그는 이미 안전벨트를 풀고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 돼.
지금 내리면 안 돼.
나가면 저것과 마주치게 될 거야.
“형, 잠시만요.”
나도 모르게 다급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내 목소리에 차 안의 모든 시선이 쏠렸다.
도윤이 형은 고개만 살짝 돌려 나를 쏘아보았다.
그의 눈빛이 말했다.
‘또 무슨 헛소리를 하려고.’
“왜.”
“저기… 밖에….”
나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라 말을 더듬었다.
창밖의 어둠을 가리키며 저기 무언가 있다고 말해봤자, 비웃음만 살 것이다.
아니, 이젠 비웃음이 아니라 정말로 나를 정신병자 취급할지도 모른다.
“밖에 뭐가.”
도윤이 형의 목소리에 짜증이 섞이기 시작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사생팬… 같아요. 아까부터 계속 따라오는 것 같아서….”
그것이 내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가장 현실적인 변명이었다.
그 말을 들은 현우가 화들짝 놀라 창밖을 두리번거렸다.
“네? 진짜요? 어디요?”
“저쪽 나무 그늘….”
나는 손가락으로 그림자가 서 있는 곳을 가리켰다.
물론 현우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터였다.
“아무도 없는데….”
현우가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역시나.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 내 옆에 앉아있던 민재 형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니. 나도 본 것 같아. 계속 뭔가 따라오는 느낌이었어.”
형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는 결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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