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고요한 숲
천장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거대한 나무들의 이파리가 서로 뒤엉켜 자연의 돔을 형성하고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기묘한 푸른빛이 유일한 광원이었다.
그 빛은 태양이 아닌, 나무들의 수액에 녹아든 마력이 발하는 생물발광이었다.
공기는 습하고 무거웠으며,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울음소리가 숲 전체에 메아리쳤다.
"'고요한 숲'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군."
진우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셰이드가 그의 옆으로 다가서며 설명을 덧붙였다.
"이름은 이 숲을 처음 발견한 탐사대가 붙인 겁니다.
처음엔 정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거든요.
마수들이 번식하기 시작한 건 그로부터 한참 후의 일이죠.
지금은… 뭐, 이름과 정반대가 되어버렸습니다."
라이노가 거대한 타워 실드를 앞으로 들어 올리며 선두에 섰다.
그의 눈빛은 장난기 많던 훈련장에서와는 달리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일단 오른쪽 경로로 이동합시다.
지난주 정찰 정보에 따르면, 그쪽에 '철갑 멧돼지' 무리의 서식지가 있다고 합니다.
녀석들의 코어는 단가가 괜찮은 편이고, 무리 규모도 열 마리 이내라 우리 전력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습니다."
진우는 정보 단말기를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철갑 멧돼지는 5층급 마수로, 두꺼운 금속성 가죽을 가진 것이 특징이었다.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상처 하나 내기 힘들지만, 관절 부위나 눈, 입 안쪽 등의 약점을 노리면 비교적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마수였다.
무엇보다 녀석들의 코어에는 고순도의 철 속성 마력이 응축되어 있어, 금속 계열 유물의 재료로 인기가 높았다.
일행은 셰이드의 안내에 따라 숲속 깊은 곳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이끼 낀 바위와 뒤엉킨 덩굴 사이를 지나며, 그들은 최대한 소리를 죽이고 이동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선두에 서 있던 셰이드가 갑자기 손을 들어 정지 신호를 보냈다.
숲의 어둠 속 저편, 거대한 고목의 뿌리 사이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셰이드가 손짓으로 진우와 라이노를 낮은 관목 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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