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자 : 강철의 눈먼 동반자

2화 헬하운드와의 전투

그림리퍼는 모래 언덕을 넘어서며 삐걱거리는 구동음을 냈다.

콕핏 내부의 공기는 탁하고 더웠다.

스탠리는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닦아내며 전방을 주시했다.

끝없이 펼쳐진 낙인의 사막은 죽음의 고요함으로 가득했다.

타르키스의 컴뱃기어와는 다른 오벨론제 기체의 조종 감각은 여전히 낯설었다.

워베어의 묵직하고 둔탁한 움직임과 달리, 그림리퍼는 마치 살아있는 맹수처럼 예민하고 날카롭게 반응했다.

그 미세한 차이가 스탠리의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등 뒤에 웅크린 제로큐의 존재는 그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녀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지만, 그 침묵이 오히려 더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언제든 그의 목을 벨 수 있는 암살자가 바로 뒤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중사님, 좌측으로 3도 방향을 수정해 주십시오.

저 모래 언덕 너머에 지반이 약한 구간이 있습니다.”

등 뒤에서 들려온 제로큐의 목소리에 스탠리는 움찔하며 조종간을 틀었다.

기계적으로 정확한 그녀의 지시는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눈을 감고 있음에도, 그녀는 이 사막을 손금 보듯 꿰뚫고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머릿속에 입력된 지형도와 좌표도등 방대한 지도데이터 덕분이었다.

“……알았다.”

퉁명스럽게 대답하며 그는 제로큐가 지시한 방향으로 기체를 몰았다.

그는 일부러 올리버 중사와는 다른 말투를 쓰고 싶었지만, 긴장감 때문에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저 쉰 목소리로 짧게 대답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다행히 제로큐는 그의 어색한 말투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는 듯했다.

“현재 속도를 유지하면 약 7시간 뒤, 첫 번째 중계 지점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잠시 기체를 정비하고 재충전할 수 있을 겁니다.”

“중계 지점이라고?

이런 사막 한가운데에 그런 게 있나?”

스탠리가 의아한 듯 묻자 제로큐가 차분하게 설명을 이어갔다.

“오벨론군이 비공식적으로 운용하는 지하 벙커입니다. 위치 좌표는 저와 같은 켈리 모델의 메모리에만 저장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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