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과 낙인

3화 구원의 화살.

거짓말처럼, 박민규 대리의 그 한마디에 김 부장님의 흉포한 기세가 사그라들었다.

그는 여전히 나를 노려보고 있었지만, 더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듯한 맹수의 위협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사냥개처럼, 그 자리에 얌전히 서 있을 뿐이었다.

박민규 대리는 그런 김 부장님의 어깨를 다시 한번 다정하게 두드려주고는,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의 얼굴에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한, 너그럽고도 오만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봐요, 도윤 씨. 이게 바로 질서예요."

그는 김 부장님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불안, 초조, 경쟁, 스트레스… 그런 쓸데없는 감정 소모 없이 오직 순수한 힘과 목표만 남는 거죠.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정적이에요?"

박민규 대리는 나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차가운 금빛을 발하는 도장이 들려 있었다.

그는 그것을 마치 구원이라도 되는 듯 내 눈앞에서 가볍게 흔들어 보였다.

"도윤 씨도 이렇게 될 수 있어요. 모든 근심 걱정 없이, 남들보다 강한 힘을 가진 존재로. 어제의 그 공포도, 지금 느끼는 혼란도 전부 사라질 겁니다. 제가 그렇게 만들어 줄게요."

그의 목소리는 악마의 속삭임처럼 달콤하고 유혹적이었다.

나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발끝부터 차오르는 공포가 온몸을 마비시켰다.

박민규 대리는 내 코앞까지 다가와, 고개를 숙여 귓가에 속삭였다.

그의 숨결에서 서늘한 금속 냄새가 났다.

"어제처럼 도망칠 기회는 없을 거예요. 이번엔 아무도 도와주러 오지 않거든."

그가 비웃음 섞인 말을 내뱉으며, 내 목덜미를 향해 도장을 든 손을 들어 올리는 순간이었다.

쨍그랑!

고막을 찢는 듯한 파열음과 함께, 복도 창문이 산산조각 났다.

유리 파편이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 파편들보다 더 빠르게, 한 줄기 검은 섬광이 허공을 갈랐다.

쉭- 하는 날카로운 바람 소리.

그것은 화살이었다.

검은 화살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박민규의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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