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과 낙인

6화 신비한 동굴.

숲은 생각보다 깊고 어두웠다.

빽빽하게 들어찬 나무들이 하늘을 가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사방은 푸르스름한 어둠에 잠겨 있었다.

축축한 흙냄새와 썩은 나뭇잎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찔렀다.

한서린은 아무 말 없이 앞서 걸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가볍고 빨랐다.

마치 오랫동안 다녀 익숙한 길인 듯, 우거진 수풀과 튀어나온 나무뿌리들을 능숙하게 피해 나아갔다.

이도윤은 그런 그녀의 등을 놓칠세라 허둥지둥 뒤따랐다.

나뭇가지가 옷을 잡아끌고, 발밑의 돌부리에 몇 번이나 발을 헛디딜 뻔했다.

그녀는 단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는 그 무심함이, 오히려 그를 더 필사적으로 만들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가파른 경사가 끝나고 완만한 평지가 나타났을 때, 한서린이 마침내 걸음을 멈췄다.

이도윤도 숨을 헐떡이며 멈춰 섰다.

그의 눈앞에는 거대한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절벽 한가운데, 마치 거대한 짐승이 입을 벌린 듯한 시커먼 동굴 입구가 있었다.

음습하고 차가운 기운이 동굴 안에서부터 스며 나오는 듯했다.

이도윤이 그 불길한 풍경에 압도되어 서 있을 때, 동굴 가장 깊은 어둠 속에서 나직하고도 신비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은 남자의 것도, 여자의 것도 아니었으며,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기묘한 울림을 지니고 있었다.

“서린이구나.”

목소리는 동굴 전체를 부드럽게 채웠다.

“그 옆은… 내 이야기를 들려줄 아이인가.”

그 말에 이도윤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자신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감각.

이게 무슨 상황이지?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린 그를 아랑곳하지 않고, 한서린은 동굴 입구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예를 표하는 것처럼.

그리고는 몸을 돌려 이도윤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그녀의 눈빛은 ‘이제 네 차례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는 밖에서 기다릴 테니, 천천히 전부 듣고 나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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